Hongmija, 함께하다 10, Mixed media, 65*88cm, 2019.
Hongmija, 함께하다 10, Mixed media, 65*88cm, 2019.

 

유튜브에 자신의 그림자를 떼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아이의 동영상 ㅡ

달려보고, 
밀어보고,
숙여보고, 
돌아서도,
찰싹 달라붙은 그림자에

결국 울고 마는 아이.

“아이야, 네 머리 위에 빛이 있단다.”

어느 날 친구가 보내준 유튜브 동영상을 봤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그림자를 떼어내려고 애쓰는 동영상이었습니다. 뛰어가고 뒹굴고 몸부림쳐도 그림자는 아이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를 흉내 내며 더욱 요동칠 뿐이지요. 그것을 안 아이는 결국 두려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는지 울고 맙니다. 물론 아이가 우는 내내 아이에게서 그림자는 반 뼘도 떠나지 않지요. 

그림자를 떼어내는 방법은 빛을 떼어내면 되는 것이지요. 그림자는 빛의 반대편에서 기생(?)하니까요. 빛은 그림자를 만듭니다. 그림자는 빛의 동무이지요. 쌍생아이지요. 빛은 그림자입니다. 그러니 지금 여러분이 어둠 속에 있다면 어딘가 밝음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림자에 갇혀 있다면 분명 ‘네(여러분의) 머리 위에 빛이 있’습니다.

그림자에 압도된 나머지 자신의 빛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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