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인디크래프트가 26일 막을 올렸다. 인디크래프트는 경기도 성남시·성남산업진흥원·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마련한 인디게임 박람회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메타버스’ 활용

2021인디크래프트 가상게임쇼 모습. / 사진=2021인디크래프트

성남시는 2017년 인디게임 공모전을 운영했다. 2019년부터는 인디크래프트라는 브랜드를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인디게임 생태계 활성화에 나섰다.

이번 인디크래프트에는 한국을 비롯 영국·핀란드·중국·대만·일본 등 10여개 국에서 약 70개 인디제작팀이 자사 게임을 출품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메타버스’ 속에서 전시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란 온라인 상에 구축된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인디크래프트는 지난해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바 있다. 2020인디크래프트는 실사풍 그래픽으로 아바타와 배경을 꾸렸지만, 올해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조성했다는 차이가 있다.

◇제작팀으로부터 ‘게임 특징’ 직접 듣는다

가상게임쇼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아바타를 통해 제작팀과 소통할 수 있다.

기자는 26일 오전 10시께부터 인디크래프트에 접속해 제작팀들의 부스를 둘러봤다. 전시공간은 A~E 월드 총 5곳으로 나뉘었으며, 각 월드마다 10개 안팎의 제작팀 부스가 세워져 있었다.

일부 부스에서는 제작팀원이 직접 관람객들을 응대하기도 했다. 기자가 만난 자이언트다이스는 ‘던전 로그’ 론칭을 준비하는 팀이었다.

던전 로그는 유저가 16개 타일 위를 옮겨다니며 적을 공략하는 액션 로그라이크 장르 모바일게임이다. 땅에 떨어진 무기를 획득한 뒤, 다시 이동해 공격하는 등 전략적 요소가 특징이다.

자이언트다이스 관계자는 해당 게임을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던전 로그는 48시간 만에 게임을 개발하는 행사인 ‘게임잼’에서 만든 프로토타입에서 출발했다”며 “현재 4명이 팀을 꾸려 오는 10월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이언트다이스는 던전 로그를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순차 출시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이전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들과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디크래프트에서는 ‘금일화’를 제작 중인 5인 팀 머루게임즈와도 인터뷰를 나눴다. 금일화는 주인공 소현이 도깨비불에 홀린 듯 다른 세상에 도착한 뒤, 그곳에서 만난 자라와 함께하는 여정을 그린다.

머루게임즈 관계자는 “금일화는 한국설화 ‘원천강 본풀이’를 모티브로 제작 중인 어드벤처 게임”이라며 “한국전통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해,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머루게임즈는 오는 4분기 중으로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이며, 향후 PC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인디크래프트 출품작으로는 이 밖에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미 주목받고 있는 ‘모태솔로’ ‘사망여각’, 성남시 소재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혹은 희망스튜디오의 지원을 받았던 ‘30일’ ‘라스트라이트’ ‘페포’ 등도 있었다.

◇2021인디크래프트, ’체험 공간’으로서는 아쉬워

2021인디크래프트 속 모습. 아바타 뒷편에 인디제작팀 도토리스의 '린, 퍼즐에 그려진 소녀 이야기' 트레일러가 재생되고 있다. / 사진=2021인디크래프트

2021인디크래프트는 제작팀과 부담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박람회였다. 그러나 제작팀원이 자리를 비운 부스에서는 특색을 찾기 힘들었다.

각 부스에서는 공통적으로 게임 소개를 담은 동영상이 재생될 뿐,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는 없었다. 이에 박람회 성격보다는 단순히 유튜브 동영상을 3D 공간에 옮겨둔 것에 그친다는 인상이 강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체험판을 탑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게임별로 기반 엔진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체험판 설치 링크 또는 인게임 콘텐츠 소개 이미지를 충분하게 담는 정도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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