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암호화폐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만 달러 중후반을 횡보 중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부터 약 일주일간 하락세를 보이며 19일 한때 3만20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반등세를 보이며 4만 달러대를 회복했고, 21일 낮 12시 현재 4만7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약 40%가 폭락했다가 다시 이틀 만에 30%가 오르는 등 불안정한 장세가 계속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암호화폐 관련주들은 최근 코인 가격 급등락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다. 

지난 2월 퀄컴으로부터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두나무 지분 6.15%를 인수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로 관심을 모았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장중 한때 공시일(2월 3일, 2790원) 대비 193% 오른 82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4565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만 약 15% 가량 주가가 하락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두나무 지분 7.6%를 보유한 우리시술투자도 지난달 장중 한때 1만3200원까지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달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943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빗썸코리아 및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비덴트도 현재 지난달 고점(1만6450원) 대비 39%가량 떨어진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

이처럼 암호화폐 관련주가 암호화폐 시황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증시 전반에 위험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며칠간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복되는 급락세에 지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의 ‘시즌 2’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이 번지고 있다. 만약 암호화폐 변동성에 타격을 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현상이 확산된다면, 증시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현재 CNBC에서 방송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짐 크레이머는 20일(현지시간) “변동성이 매우 큰 암호화폐가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19일 급락했던 미국 3대 지수(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이날 회복세를 보인 암호화폐 시장과 마찬가지로 일제히 반등했다. 크레이머는 미국 증시의 반등이 암호화폐 시장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건 미쳤다”라고 당혹감을 표현했다. 

반면 암호화폐 시황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암호화폐 시장 폭락이 국내 증시에서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암호화폐라는 자산은 주식 등 다른 위험자산 군에 비해 손실 가능성, 가격 변동성 등 위험 자체가 크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오히려 오늘 주식시장에는 제한적인 영향만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비트코인 가격과 기술혁신 관련 주가들이 동반 상승하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동조화 현상이 약화됐다”며 “동조화 현상이 약화되었다는 측면에서 가상화폐 가격 급락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가상화폐와 자산시장 간 연관성이 크지 않고 ▲관련 기업 수 역시 적으며 ▲기관투자가 비중 또한 낮아 금융시장 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가상화폐 시장 패닉 현상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는 소폭 반등에 그쳤고 그 마저도 가상화폐 패닉보다는 미 연준 4월 FOMC의사록의 테이퍼링 시사 가능성에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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