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간호 인력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 캡처
사진=간호 인력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 캡처

간호 인력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한 간호학과 4학년 재학생의 청원이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임상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선생님들과 미래 간호사가 될 간호 학생들을 위해 병원 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청원인은 먼저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OECD 평균이 (인구 1천명 당) 8.9명인데 비해 대한민국은 3.8명으로 의료기관 이용 대상자에 비해 간호사 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 인력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간호사 1인당 적정 수의 환자를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현재 국내 종합병원 간호사 1명당 담당 환자 수는 10~19명”이라며한국의 경우 1인당 담당하는 환자의 수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간호사 한 명당 환자 수를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적정 수를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사의 임금 보상을 정상화할 것도 요구했다. 청원인은 “2019년 연세의료원노동조합에서 간호사 113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3교대 간호사들은 하루 평균 약 120분의 초과 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시스템에서는 근무 시간을 간호 시니어에 증명해야 하고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서 출퇴근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초과노동분에 대한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력부족으로 신규간호사가 충분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근무에 투입되는 상황도 높은 이직률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대부분의 병원에서 도입한 3개월 이하의 교육 기간은 업무에 적응하기에 짧은 시간이다. 즉 3개월 남짓한 교육 기간 후 여러 명의 환자를 간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이 45.5%에 이르는 이직률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이에 청원인은 신규 간호사의 교육기간을 늘려 업무에 숙달될 기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규간호사가 독립 후에도 여러 명의 환자를 바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수를 2명에서 4명, 4명에서 6명 등 점차적으로 늘려가며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청원은 청원인 뿐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근무 중인 많은 간호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문제는 의료계에서 간호사 인력부족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같다. 매년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간호 면허를 얻고 신규 간호사로 배출되고 있지만 일선 병원에선 여전히 간호사 기근에 시달린다.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 


간호사들은 “절대적인 간호사의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할 간호사가 부족하다.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간호사들이 떠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간호사 단체인 ‘젊은간호사회’는 “한국 사회에 비친 간호사의 모습은 여전히 희생과 봉사이고, 정부 또한 실질적인 정책과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8월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대 증원은 국가 책임하에 지역과 공공보건의료를 위한 간호사 양성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협회는 “간호 인재육성을 위한 국·공립 대학 중심의 간호대학정원 증원, 지역간호사제 도입, 정규직제 간호정책 전담부서를 조속히 설치하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건의 사항들이 지켜지면 간호사 인력 부족 문제는 해소될까.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20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강한 노동 강도, 수도권의 대형종합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들간의 임금과 복지 차이 문제 등으로 자발적으로 근무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외국과 비교해도 처우가 형편없이 낮다"고 답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력 부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신입 간호사들의 교육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교육 기간이) 한 달이 안 되는 곳도 있는데 규모가 있는 경우에 그렇고, 거의 그냥 배치된다. 그래서 현장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외국 같은 경우는 1년여 되는데 그에 비하면 굉장히 짧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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