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부분 재개가 이뤄진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공매도 부분 재개가 이뤄진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공매도가 약 1년 2개월 만에 부분 재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가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국내 증시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실제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달 30일 3147.86에서 공매도 재개 첫날인 이달 3일 3127.30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7일 3197.20까지 상승했다. 코스닥 또한 같은 기간 983.45에서 978.30으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국내 증시가 공매도 재개에도 선방하는 모습은 증권가의 예상과도 일치한다. 실제 증권가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으나 주가 하락을 우려할 이유는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연이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금융시장 여건 측면에서 외국인이든, 기관이든 적극적으로 공매도할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공매도 재개에 따른 경계 또는 조정은 하반기 주식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매도 재개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는 공매도 규모가 예상보다 금지조치 이전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이후 4영업일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3조3656억원(일평균 8413억원)으로 총 매도 대비 공매도 비중은 약 3.4%였다. 이는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2019년 일평균(4207억원, 4.5%)이나 금지 직전일인 2020년 3월 13일(1조1836억원, 5.5%)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특히 공매도 재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대금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재개 첫날인 3일 1조1094억원(4.2%)에서 7일 5207억원(2.3%)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공매도 규모가 줄어들면서 재개 대상이었던 코스피200은 같은 기간 오히려 약 1.5%(422.36→428.56) 상승했으며, 코스닥150은 1.3%(1405.47 → 1387.49)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그렇다면 공매도가 가장 많이 집중된 종목은 무엇일까?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영업일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셀트리온(2000억원, 12.6%)이었으며, LG디스플레이(1348억원, 28.1%), HMM(797억원, 2.9%)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씨젠(728억원, 27.2%)의 공매도 대금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카카오게임즈(378억원, 25.1%), 케이엠더블류(315억원, 24.4%) 등이었다. 

다만 코스닥150 공매도 상위 종목이 주가가 하락한 것과는 달리, 코스피200 공매도 상위 종목은 대부분 주가가 상승해 공매도가 주가를 하락시키는 경향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영업일간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7386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전 1주일 평균(5816억원)에 비해 약 27% 가량 늘어났으며 공매도 비중 또한 60%에서 87.7%로 증가했다.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늘어난 것은 기관투자자의 공매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기관의 일평균 공매도 대금은 875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전 1주일 평균(3799억원)에 비해 약 4분의 1로 급감했으며, 공매도 비중 또한 39%에서 10%로 크게 줄었다. 거래소는 “기관의 (공매도) 감소원인은 미니 코스피200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 등 현·선물시장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행위 제한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대주시스템 개선 및 대주 재원 확충 등의 조치로 기대를 모았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는 금지 이전보다 확실히 증가했다. 지난 4영업일간 개인 공매도 대금은 일평균 152억원, 비중은 1.8%로 공매도 금지 전 약 2개월 반 동안(77억원, 1.2%)의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증권가가 우려했던 단기 변동성 또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코스닥은 지난 4영업일간 일중 시장 변동성이 1.78%로 올해 평균(1.61%)보다 증가했으나, 코스피는 1.70%에서 1.28%로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스닥의 변동성이 증가한 것 또한 공매도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글로벌 기술주·바이오주 부진에 따른 코스닥 상위 종목의 약세 때문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시장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며, 오히려 변동성이 완화(코스피)되고 공매도 과열종목도 줄어드는 등 시장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속적으로 공매도 부분재개가 시장 심리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낮 12시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237.29, 988.18로 전일보다 1% 이상 상승한 상태다. 국내 증시가 공매도 재개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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