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PD
지난 9일 열린 '에픽 페스티벌 2021' Q&A 방송에서 에픽세븐 김윤하 PD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에픽세븐 채널

에픽세븐 운영진이 최근 불거진 운영 논란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슈가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불씨는 남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에픽세븐은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다.

에픽세븐 김윤하 PD는 지난 9일 ‘에픽 페스티벌 2021’ 행사 중 진행된 Q&A 방송에서 ▲머라고라(스킬 강화 재료)·골드·강화석 등 재화 수급 문제 ▲아레나 어뷰징 방지 ▲신규 유저 모객 방안 ▲오류 수정 등 향후 운영 계획을 소개했다.

골드·강화석 부족은 수급처를 늘리기보다는 소모 원인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골드는 장비 제작·강화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화석은 조만간 드랍률을 증가시킬 예정이다. 머라고라의 경우 기존 월 27~28개 획득 가능했지만, 추후 34~36개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절한다.

아레나 어뷰징에는 간접적인 예방책을 도입한다. 상대의 승점을 노출시켜 실력차를 미리 알 수 있게끔 하면, 자연스럽게 어뷰징 방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규 유저 모객을 위해 캐릭터 수급 및 미션 난이도도 낮추기로 했다. 서비스 기간 3년을 넘어서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이를 완화할 시 신규 유저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내 오류가 신속하게 개선되지 않았던 문제는 인력 확충으로 대처한다. 전투 디렉터를 선임하고, 팀원을 추가 채용해 유사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운영 개선안과 관련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타협’은 가능한 수준이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존 아레나 어뷰징 유저 추가 제재’ 및 ‘설국 사태’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에픽세븐 유저들이 경기도 성남시 스마일게이트 본사 인근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을 당시 모습. / 사진=이코리아
지난달 29일 에픽세븐 유저들이 경기도 성남시 스마일게이트 본사 인근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을 당시 모습. / 사진=이코리아

앞서 에픽세븐 커뮤니티에서는 아레나 오류 악용자가 30일 이용정지 ‘솜방망이’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운영진이 캐릭터 스킬 설명을 잘못 표기하면서 빚어진 설국 사태로, 최대 80만 원가량의 금전적 피해를 입은 유저들은 여전히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유저들은 에픽세븐 운영진이 급한 불은 껐지만, 유저 이탈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진행된 트럭시위를 기획했던 유저 A씨는 10일 <이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개선안은 현재 논란인 이슈들을 두루 망라하고 있어 임시방편은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A씨는 “아레나 어뷰징 및 캐릭터 오류 문제는 재발 방지책만 소개했을 뿐 내용이 부실했다”며 “트럭시위를 계속해야 한다는 유저도 많아, 당분간 유저 이탈은 막기 힘들어 보인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개선안이 신규 유저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보였다. 그는 “과금액이 상당한 유저들에게는 애매한 부분이 많았으나, 다행인 점은 신규 유저 유치를 위한 발판이 새로 생겨났다는 것”이라며 “콜라보 이벤트가 잘 진행될 경우 조금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끝으로 “게임사가 이번 방송을 통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는 것을 느꼈다”며 “당분간은 분위기가 좋지 않겠지만, 게임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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