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세븐 유저들이 23일 발표한 성명문 일부. / 사진=아카라이브 에픽세븐 채널

에픽세븐 유저들이 사측의 운영 문제를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사측의 게임 밸런스를 해치는 업데이트 및 버그 악용 유저들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문제 삼고 있다. 에픽세븐은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다.

아카라이브 에픽세븐 채널 회원들은 최근 게임에서 불거진 이슈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23일 발표했다.

유저들은 성명을 통해 “2019년 7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장인아 대표는 ‘과금 유도보다 안정적 밸런스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현재 에픽세븐에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 유저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7월은 에픽세븐 운영진이 ‘치트오매틱’ 사태로 뭇매를 맞았던 시기다. 이는 한 유저가 변조 APK를 활용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사측의 허술한 보안체계가 드러난 사건이다. 당시 해당 유저가 치트오매틱(에디트 툴)을 사용한 것으로 오인하면서 이 같은 이름으로 굳어졌지만, 치트오매틱과는 관련이 없었던 사건으로 밝혀졌다. 치트오매틱 아이콘이 치즈 사진이라 ‘치즈 사태’로도 불린다.

유저들이 성명서에서 거론한 문제들로는 ▲무분별한 신규 캐릭터 출시 ▲아레나 버그 악용 유저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진정성 있는 소통 부재 등이 있다.

에픽세븐에는 지난주 신규 캐릭터 ‘설국의 솔리타리아(이하 솔리타리아)’가 업데이트 됐다. 솔리타리아는 디버프 스킬 중심의 캐릭터다. 이에 유저들은 출시 전 과금을 통해 디버프 스킬에 면역인 캐릭터들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후 솔리타리아가 면역을 무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면역 캐릭터를 갖추며 대비한 노력이 무색해졌다.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는 사전 정보제공이 불충분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환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다음은 운영진이 사전에 공개한 설국의 솔리타리아 소개 영상이다.

운영진은 정보제공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약 4만 원 상당의 보상을 제공했다. 단, 일부 유저들이 면역 캐릭터를 얻기 위해 수십만 원을 들인 것에 비해서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유저들은 지난달 확인된 ‘아레나 강제 종료를 통한 승점 조정’ 버그 악용자에 대한 제재가 30일 이용정지에 그친 것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해당 버그가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나 운영진이 파악하지 못하고 방치해 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저들은 이와 관련한 버그 개선 계획을 요구 중인 상황이다.

사측의 소통 방식도 논란이다. 과거 사측은 2년 전 치트오매틱 사태 이후 정기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저들과 소통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은 업데이트 내역을 일방적 통보하는 수단으로 변질됐고, 꾸준히 출연했던 에픽세븐 김윤하 디렉터도 자취를 감췄다는 게 유저들의 설명이다.

이에 유저들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 해당 설문에는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유저 약 1000명이 참여했다. 지난 5일 그 결과를 전달했지만, 사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저들은 끝으로 “유저 일동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대화”라며 “신규 캐릭터 정보 누락, 버그 악용자 제재 수위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신규 콘텐츠 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라”고 강조했다.

에픽세븐 유저들은 트럭시위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모금은 마무리됐으며, 이르면 이달 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PC MMORPG 로스트아크 운영진이 유저 친화적인 운영으로 ‘커피트럭’을 제공받은 지 두 달만에 신뢰가 무너지게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번 사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소통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23일 <이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했다. 솔리타리아의 기능은 의도한 바지만, 캐릭터 이해에 혼란을 일으킨 점은 사과했다. 아레나 버그 악용자의 경우 제재 기록이 있을 경우 영구 이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저들에게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자리는 내달 유튜브 채널을 통한 ‘Q&A’ 방송 형식으로 마련된다.

다음은 <이코리아>가 스마일게이트 관계자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Q. 설국의 솔리타리아 오류 및 밸런스 논란이다. 핫픽스나 대대적인 밸런스 조정 계획이 있는지.

A. 솔리타리아 업데이트 후 관련 이슈를 확인하고 19일 밤, 문제의 발생 원인과 향후 개선 방안, 유저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담은 안내문을 게재해 유저분들께 상세히 안내드렸다. 부족하지만 보상안도 유저분들께 안내를 드렸고 이후 4월 20일 핫픽스를 통해 이슈를 우선적으로 수정하였다. 이후 추가 발견된 이슈는 다음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적인 수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Q. 지난달 아레나 버그 악용자 제재가 30일 이용정지에 그쳐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A. 게임 내 이용약관을 위반한 이용자들은 이용약관에 명시된 제재 기준에 따라 수위를 정하고 있다. 아레나 버그 악용자는 아레나의 시스템을 악용하여 반복적으로 비정상적 플레이를 진행한 것이 확인되었고 에픽세븐 운영 정책 중 7번째 조항인 [서비스 이용 제한] 정책에 따라 제재가 진행되었다. 다만, 해당 행위는 아레나 시스템 범위 내에서 방어자의 승점이 증가하지 않는 구조만을 악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30일 제재로 결정되었다. 같은 아레나 버그 악용자 중 과거 PVP 콘텐츠에서 제재된 기록이 있거나 월드 아레나 비정상 플레이어로 동시 제재 대상이 된 유저는 영구 제재 처리됐다.

Q. Q&A 방송보다 간담회를 희망하는 유저들도 있는데 검토하고 있나.

A.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에픽세븐 모든 유저분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만큼,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자세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Q&A 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