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목련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햇살이 느껴지는 봄이 다가왔다. 봄은 개나리, 진달래, 매실나무 등 형형색색의 꽃이 피는 계절이다. 봄에 피는 탐스러운 꽃도 매력적이지만, 꽃이 피기 전부터 복슬복슬한 겨울눈으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다. 이 나무의 꽃눈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 통통한 모습이 꼭 보송보송한 솜사탕을 닮았다. 겨울눈 속에서 피는 꽃은 아름다움을 넘어 화사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데, 이 나무는 바로 오늘 소개할 목련이다.

목련이라는 이름은 나무에 피는 연꽃(蓮)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어른 주먹 만한 큼지막한 꽃이 가지 끝에 달린 모습은 흡사 하늘에서 핀 새하얀 연꽃같다. 가늘고 여린 가지 끝에 커다란 꽃이 달린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목련의 꽃은 모양도 아름답지만 좋은 향기도 가지고 있는 매력덩어리다.

어린 시절, 목련의 커다랗고 하얀 꽃을 보면서 이국적인 느낌에 외국에서 들어온 나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과학원에 들어와서 나무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목련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자생하는 우리나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주도에서도 한라산 자락에서 드물게 자라고 있는 귀한 나무이다. 관상수로서의 가치가 높아서 전국에 식재되고 있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련은 우리 토종 목련이 아닌 ‘백목련’이다.

목련의 잎(잎끝이 점점 뾰족해짐).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목련의 잎(잎끝이 점점 뾰족해짐).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중국 원산의 백목련은 흰색의 목련이라는 뜻인데, 목련보다 꽃이 크고 화사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목련의 종류는 꽃잎과 꽃받침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꽃덮이라고 부른다.

목련과 백목련은 모두 꽃덮이가 9개로 동일하다. 우리나라 목련은 꽃잎처럼 보이는 큰 꽃덮이가 6개이며 바깥쪽 3조각은 상대적으로 작은 특징이 있다. 화려함과 더불어 소박한 느낌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반면, 백목련은 9개의 꽃덮이 모두 꽃잎처럼 크고 넓어 상대적으로 새하얗고 화사한 느낌이 강하다. 아마도 이러한 꽃의 특징이 있어 관상수로 목련보다 더 많이 보급되고 심겨진 것으로 생각된다.
 

백목련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목련의 꽃.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목련의 잎(잎끝이 급하게 뾰족해짐).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목련의 잎(잎끝이 급하게 뾰족해짐).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백목련과 더불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무로 자주목련이 있다. 백목련과 마찬가지로 9개의 꽃덮이가 넓고 풍성한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꽃의 바깥쪽이 자주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주색의 꽃잎은 새하얀 목련과는 다른 매혹적인 색감이 멋지게 다가온다. 상대적으로 백목련보다 식재된 숫자가 적어 가끔씩 만나는 자주목련을 볼 때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자주목련의 꽃 안꽃(하얀색).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자주목련의 꽃 안꽃(하얀색).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목련, 백목련, 자주목련은 우리나라의 봄을 대표하는 소중한 나무이다. 목련과 백목련은 관상수로써의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꽃봉오리는 辛夷(신이), 꽃은 玉蘭花(옥란화)라 하여 약용소재로도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목련은 우리나라 제주도에 자라는 귀한 우리나무이다.

소중한 우리나무를 보전하고 가치 있게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봄, 우리 주변에서 화사하게 피어있는 목련 3형제를 만난다면 따뜻함과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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