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5G(왼쪽)와 LTE(오른쪽) 커버리지(붉게 표시된 부분). / 사진=SK텔레콤 커버리지 맵

오는 3일 5G 이동통신 상용화 2주년을 맞는다. 다만 아직 속도가 기대에 못미치고, 커버리지도 미비해 가입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의 전세계 5G 평가에 따르면, 2월 기준 한국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354.4Mbps로 나타났다. 이는 LTE 평균 속도의 3~4배 수준이다.

354.4Mbps는 데이터 소모량이 비교적 많은 VR 콘텐츠를 품질 저하 없이 즐길 수 있는 속도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상용화 초기에 구현하겠다고 공언한 최대 속도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각각 2.7Gbps·2.4Gbps·2.2Gbps와는 괴리감이 크다.

2.2Gbps 환경에서는 4K 해상도 영화(2시간 분량 기준 약 5GB)를 20초만에 다운로드 가능하다. 반면 354.4Mbps로는 2분가량이 소요된다.

서비스 범위를 의미하는 커버리지 역시 5G는 LTE보다 확연히 좁다. LTE는 도서산간지역까지 통틀어 전 국토를 덮고 있지만, 5G는 광역시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처럼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상용화 2주년째인 현 시점에도 개선되지 않자, 가입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통신사들이 상용화 초기에 ‘LTE 20배 속도’를 내걸었던 광고도 문제 삼고 있다.

나아가 가입자들은 통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나섰다. 가입자들은 공동소송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 지난달 22일부터 “통신사들이 광고 및 약관과 계약 내용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5G 가입자들이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섰다. / 사진=화난사람들 웹사이트 캡처

쟁점은 통신사들이 광고·계약 상 언급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다. 가입자들은 허위·과장광고와 계약 불이행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LTE의 20배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지원하는 5G 기지국을 완비했을 경우 최대 속도에 해당하며, 현재 속도도 서비스 2주년 시점의 목표를 상회하므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통신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3.5GHz 대역 지원 기지국 14만1939개를 구축한 상황이다. 이는 LTE를 포함한 전체 기지국의 9.59% 규모다. 28Ghz 대역 지원 기지국은 지난 2월 기준 61대에 그친다.

28Ghz 대역 지원 기지국이 충분히 구축되더라도 LTE 20배에 달하는 평균 속도는 가입자들이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론 상 최대 속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사들이 말하는 LTE 속도도 평균이 아닌 최대 속도 1Gbps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5G 상용화 초기에 달성했다는 2.2Gbps를 가입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통신사들이 계획에 충실하게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1일 “통신3사는 당초 주파수이용계획서 내용 대비 빠르게 5G 무선국을 구축하고 있으며, 품질 역시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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