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류양훼이 회장. / 사진=유튜브 폭스콘 채널 캡처
폭스콘 류양웨이 회장. / 사진=유튜브 폭스콘 채널 캡처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태가 장기화될 시 국내 주력산업인 TV·가전·스마트폰·자동차 분야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만 전자제품 제조사 폭스콘 류양웨이 회장은 31일 실적 발표회에서 “반도체 수급난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차량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3분기께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류 회장의 발언은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는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폭스콘은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를 위탁생산하는 업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콘솔 게임기 등 반도체를 내장하는 전자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어 품귀 현상 관련 발언은 신뢰할 만하다. 폭스콘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인한 반도체 품귀 현상에 아이폰 주문량의 10%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 밖에 다른 업체들도 반도체 품귀 현상이 전자산업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주주총회에서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임직원들이 협력사들을 만나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2분기에는 스마트폰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이 반도체 품귀 현상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대만 TSMC 마크 리우 회장은 지난달 30일 설명회에서 “반도체업계 생산 능력은 여전히 수요를 앞선다”며 “품귀 현상 해소는 미중 무역 협상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부족은 미중 갈등에 의한 공급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우 회장은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반도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 폐쇄 및 지역 봉쇄로 물류 이동이 제한된 상황이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도 차질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타격이 가장 큰 분야는 자동차업계다. 차량용 반도체 MCU(마이크로 컨트롤 유닛)는 1달러 안팎의 저렴한 부품이지만, 완성차 필수 요소다. 이에 현재는 시세가 2배 이상 폭등했을 뿐 아니라, 구하기조차 어려워져 현대자동차·GM 등 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분야는 비교적 고비를 잘 넘기고 있지만, 품귀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시 안심할 수 없다. 모바일기기·PC 프로세서를 비롯해 IoT(사물인터넷) 가전 등 반도체 수요도 매년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향후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재현될 경우를 대비해 각국은 ‘반도체 자립’ 노력에도 기를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제조사가 반도체 생산 설비에 투자하고, 자국에 우선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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