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업계 민원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KDB생명이 ‘민원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최철웅 KDB생명 대표는 실적 개선과 소비자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를 맡게 돼 어깨가 무거워졌다.

30일 보험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및 외부기관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은 6만7152건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 민원이 2만9177건으로 1.9%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 민원은 3만7975건으로 11.8% 늘어났다.

지난해 보험업계가 코로나19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씁쓸한 결과다. 실제 보험업계는 지난해 6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13.9%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적에 비해 소비자보호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중 가장 민원이 많았던 곳은 KDB생명이었다. 전체 민원 건수도 총 5142건으로 많은 편이었지만, 보유 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는 분기별 56.69~60.34건으로 생보·손보사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2위는 캐롯손해보험으로 분기별 18.98~32.92건이 접수됐지만, 보유 계약이 적은 데다 지난해 처음으로 후불제 자동차보험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KDB생명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보유 계약이 많은 대형 생보사와 KDB생명의 민원건수를 비교하면 약 7~8배의 차이가 난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중인 KDB생명에게 ‘민원 1위’라는 불명예는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상황인 만큼, 높은 소비자 불만은 직접적인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KDB생명은 2018년 정재욱 전 대표 취임 이후 경영정상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전년 대비 97.2% 증가한 42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 면에서는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원건수는 2019년 분기별 17.41~35.58건에서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KDB생명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최철웅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영 정상화를 이뤄 낸 전임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을 유지 계승해 탄탄한 내실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 든든한 KDB생명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적 개선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최 대표가 취임 포부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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