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정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진=뉴시스>
가수 정준영. <사진=뉴시스>

 

가수 정준영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정준영의 전 여자친구가 고소 취하를 후회한다며 심경을 고백했다.

A씨는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끝까지 판다’의 ‘정준영 단톡방 사건’ 관련 영상에 장문의 댓글을 남겨 “우발적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고, 고소를 당한 후 정준영이 저와 사귀는 척 달래서 고소를 취하한 것이 아니다”라며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저에게 억울한 전과가 생길 수 있는 일을 벌이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소를 취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고 이후 변호사 상담 결과 증거가 불충분해 제가 무고죄를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 이후 정준영에게 고소 사실을 알리고 그를 만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 정준영이 일방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정황 증거를 취득해 저를 지킬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한 후에 고소를 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소 취하 후 탄원서를 작성하고 성관계 동영상이 없다고 부인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고소는 취하했으나 정준영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그가 유죄 판정을 받을 경우에 언론에 보도될 것이 걱정됐다”며 “이만 이 일에서 벗어나 취업준비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 당시 판단으로는 정준영이 빠르게 무혐의를 받아야 저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언론보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플에 시달리면서 제가 별 것 아닌 일로 정준영의 커리어를 망친 죄인이라고 생각해 정준영의 복귀를 도와야 한다는 비이성적 판단을 하기도 했다”며 “정준영이 저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의 영상을 유포해 인권을 유린하고 성폭행까지 하는 악질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절대 협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2016년의 저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려다 완전히 깨져 버렸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성범죄 피해자의 심경에 공감해주고 함께해주는 세상이 오게되어 참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준영은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적이 있다. 이후 전 여자친구가 고소를 취하했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준영은 이른바 '단톡방 멤버'들과 2016년 1월, 3월 강원도 홍천, 대구 등에서 여성을 만취하게 하고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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