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소개 자료. / 사진=구글플레이 캡처

SK텔레콤의 티맵 제로레이팅 중단으로 이용자들의 이동통신요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로 인해 업계 경쟁이 치열해져 이용자들에게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접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티맵 제로레이팅 중단 시 ‘운송업 종사자’ 비용 부담 늘어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 가입자들에게 제공해 왔던 티맵 제로레이팅을 중단할 예정이다. 제로레이팅이란 소비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해 주는 혜택이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현재 티맵 이용 시 데이터를 소모하지 않는다. 이에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제로레이팅 중단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티맵 제로레이팅 중단은 승객·화물운송업 종사자들에게 특히 뼈 아프다. 티맵 데이터 사용량은 평균 1시간 당 10MB 안팎에 그쳐, 일반인들은 제로레이팅 중단 여파를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티맵을 종일 이용하는 이들은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3GB 이상 증가해, 통신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와이파이 환경에서 오프라인 지도를 내려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지도·내비 서비스 ‘공정 경쟁’ 한 걸음

업계에서 제로레이팅은 효과적인 ‘모객 수단’으로 통한다. 카카오내비·네이버지도·아이나비에어·아틀란·맵피 등 지도·내비게이션 서비스들이 뚜렷한 차별점 없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데이터 혜택 제공은 이동통신사와 지도·내비 서비스사가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다.

문제는 제로레이팅이 중소업체의 점유율 확대나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금력이 비교적 부족한 업체들은 도입 비용이 막대한 제로레이팅을 고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제로레이팅을 시행 중인 이동통신사와 지도·내비 서비스는 SK텔레콤과 티맵, KT와 자사 원내비, LG유플러스와 카카오내비 등 대기업뿐이다.

SK텔레콤이 티맵 제로레이팅을 중단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당초 티맵은 SK텔레콤이 직접 서비스하는 앱이였다. 그러나 서비스 주체가 최근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로 바뀌었다. 이에 제로레이팅을 지속할 경우 ‘계열사’에 대한 특혜로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열린다.

지도·내비 서비스 1위 티맵의 제로레이팅 중단은 경쟁사들에게는 기회다. 제로레이팅 혜택을 누리기 위해 티맵을 써 온 SK텔레콤 가입자들이 타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품질 경쟁에 집중하면 이용자들도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한편 벤처업계에서는 제로레이팅이 망중립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실과 오픈넷이 개최한 망중립성 토론회에서 벤처기업협회 유정희 부소장은 “무분별한 제로레이팅은 시장 진입장벽을 높일 것”이라며 “경제력을 통한 중소벤처·스타트업 차별 문제와 공정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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