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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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한지 정확히 1년이 됐다. 인수 당시만해도 불안정했다. 국내 아이스크림시장이 한계를 도달한 상황에서 같은 업종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 때문.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수요가 늘면서 빙과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지난해 60% 넘게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됐다. 그 결과 빙그레는 빙과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이로 인해 빙그레 오너 가족회사인 제때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제때의 최대 거래처는 빙그레다. 제때는 2020년 빙그레로부터 400여억원 매출 실적을 거뒀다. 빙그레는 물류 뿐 아니라 제때 소유의 창고 등을 사용한 대가로 5억여원의 임대료를 냈다.  

제때의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 추세다. 2010년만 해도 내부거래 비중은  60%에 달했으나 2014년 50% 이하로, 2020년에는 39%로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는 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부응해 빙그레와의 내부거래를 줄이는 대신 외부 거래를 늘인 때문으로 보인다.  

제때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오너 가족회사다. 2019년 말 기준 김 회장의 3자녀는 약 33.3%씩 제때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김동환 33.4%, 김정화 33.3%, 김정만 33.3%다. 

증권가에선 제때의 기업가치 상승을 눈여겨 보고 있다. 제때가 기업 가치를 높여 빙그레와 합병되면 김 회장의 자녀들은 제때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빙그레는 제때 지분이 없다. 제때는 빙그레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제때가 빙그레 지분을 늘리면 '오너 가족→제때→빙그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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