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와 함께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사전 국외여행 허가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희수 하사와 함께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사전 국외여행 허가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전역이 결정된 변희수 전 하사가 지난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변 전 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변 전 하사의 투쟁과 죽음에 대해 여러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변 하사는 그간 가족과 연락이 잘 닿지 않았고, 심리상담 과정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하사의 죽음을 두고 누리꾼들은 대부분 "다음 생엔 고단하지 않길 바란다" "울부짖으며 인터뷰 했언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애도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4일 성명을 내고 "혐오와 차별로 가득했던 세상에 온몸으로 파열구를 낸 '보통의 트랜스젠더의 위대한 용기'를 기억하겠다. 트랜스젠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트위터에 "한국 사회는 당연한 것을 꿈꾸는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이르게 왔던 변 하사님 벌써 보고 싶다"고 애도를 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닌 건 아닌 것" "다름을 인정해달라는 이유로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변 전 하사의 행동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 개인이 성 전환 수술을 한 것은 문제가 될 일이 아니지만, 전 세계 유일한 휴전국이면서도 징병제를 운영중인 나라에서 군인의 신분은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술을 한 뒤에 입대를 하거나 전역을 한 뒤에 수술을 한 것이 아니라 복무 도중 수술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해당 사안은 소수자의 핍박이 아니라 절차의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성별을 선택해 여성의 삶을 살게 됐으면, 주변에서도 선택한 인생에 대해 새로운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이해시켜줘야 하는데 자꾸 성소수자라서 차별받는 거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며 "여대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을 입학 반대하는건 문제가 되지만, 군대는 이런 것과는 확실히 다른 문제라는 것을 변 전 하사에게 이해시켜줄 사람이 필요했지만 그저 언론플레이에 이용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일각에서는 변 전 하사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한 누리꾼은 "싸우려면 끝까지 싸워야지 그렇게 가 버리면 어떡하냐"고 했다. 성 전환 수술을 하고도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새로운 역사를 쓰려한 전 하사의 이러한 선택은 같은 꿈을 꾸던 제 2, 제3의 변 전 하사들의 희망도 꺾은 격이라는 것이다. 

한편 국내 유명 트랜스젠더 가수 하리수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변 전 하사의 부고를 전하는 기사 캡처와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려 고인을 애도했다. 

변 전 하사는 2017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 2019년 11월 휴가 중 타이에서 성 전환 수술을 했다. 이후 군 복무를 이어가길 희망했으나 육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뒤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지난해 1월 강제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전역심사 이틀 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도 제기했다. 인권위의 긴급구제 결정에도 육군은 전역심사를 강행했고 변 전 하사는 육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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