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에서 여는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에서 여는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임을 앞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산업재해, 내부자거래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에서도 최 회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 국회에서는 노웅래·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공동 주최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최 회장의 이름을 직접 내건 토론회인 만큼, 최 회장 취임 후 발생한 산재 사고 및 환경오염, 노조탄압 등 각종 문제점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강은미 의원은 “포스코에서는 최근 3년간 최소 75건의 재해 사고가 이어졌고, 5년간 최소 노동자 42명이 사망했다”며 최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더 이상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기업을 배불리는 상황을 멈춰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웅래 의원 또한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는 것은 사실상 기업의 살인행위”라며 “경영진에 대해 확실한 철퇴를 가해서라도 연쇄살인을 끊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출석해 호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노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 회장 취임 전인 2017년 2건에 불과했던 포항제철소 재해사고는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11건, 2019년 43건 2021년 21건으로 급증했다. 최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2월 8일 포항제철소에서 숨진 협력사 직원의 조문도 가지 않은 데다 허리 통증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까지 제출해 노 의원으로부터 “대국민 생쇼”라는 직설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조와 시민단체에서도 최 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최 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속노조는 오늘(4일) 오전 대구지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동자의 죽음은 생산중심의 포스코가 작업 중 중단시켜야 하는 설비조차 가동시키는 등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아 발생한 기업살인”이라며 최정우 회장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오는 10일 참여연대, 민변 등과 함께 최 회장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 임원 50여명은 지난해 3월 17일 포스코 주식 1만6000주(약 26억원 규모)를 매입했다. 최 회장 또한 615주를 주당 평균 16만6614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후 같은 해 4월 10일 포스코는 이사회에서 1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일 현재 포스코 주가는 약 30만8500원으로 최 회장의 평균 매수가 대비 80% 가량 상승했다. 

이들은 최 회장이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 전 임원들과 함께 주식을 매입한 것은 내부 정보를 악용한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자사주 매입 발표에 앞서 경영진이 대거 주식을 매입한 것은 내부자거래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 

반면 포스코는 임원진의 주식 매입은 주가 방어 및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당시 자사주 매입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연임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포스코 CEO후보추천회로부터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받으면서 연임이 확실시됐다. 철강업계 불황에도 무난한 실적을 낸 데다, 재무구조 개선, 2차 전지 소재 사업 투자, 협력사와의 상생결제 제도 도입 등 눈에 띄는 업적도 남겼다. 최근에는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 회장이 취임 직후 아르헨티나 염호 인수를 결정한 것이 재조명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노동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연임 반대 여론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이 오는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짓고 순탄하게 2기 체제를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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