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10여명이 지난달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 내 약 7천평의 토지를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명·시흥 지역(1271만㎡)은 지난달 24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곳이다. 광명시 광명동·옥길동과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7만호가 들어설 예정으로, 3기 신도시 최대 규모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필지의 토지 등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을 대조한 결과, LH공사 직원 10여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0개 필지의 토지(2만3028㎡, 약 7천평)를 100억원 가량에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토지 매입가격만 100억원대에 이르며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추정액만 58억여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과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이번에 파악한 지역 외에도 다른 3기 신도시 대상지, 본인 명의 외에 가족이나 지인의 명의를 동원한 경우 등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석에 참여한 서성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만일 1명의 명의자가 일치했다면 동명이인으로도 볼 가능성이 있지만 특정 지역본부 직원들이 특정 토지의 공동소유자로 돼 있다"며 "자신의 명의 또는 배우자, 지인들과 공동으로 유사한 시기에 이 지역 토지를 동시에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필지 자료만 특정해 찾아본 결과다. 광명·시흥 신도시 전체로 확대해 배우자나 친인척 명의로 취득한 경우까지 조사하면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공공주택사업에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LH 임직원들이 신도시 예정지에 투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행위원은 "이런 행태가 반복된다면 공공주택사업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고 수용 대상 지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거나 생계를 유지하다가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하는 주민들은 심한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LH 공사 직원들의 이러한 행위는 부패방지법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업무상 비밀이용죄에 해당된다"고 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및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뜻도 비췄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내에서 내부 개발 정보를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LH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부지 사전투기 의혹의 사실관계 및 파악한 정황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H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와 관련해 감사원 등 관계 기관의 조사가 있을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조사결과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