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 일반고 감소, '블라인드 전형' 역효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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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 일반고 감소, '블라인드 전형' 역효과 논란
  • 강수인 기자
  • 승인 2021.03.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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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서울대학교가 처음으로 입학식을 비대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한 2일 서울대학교 정문 인근 도로가 한산하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서울대학교가 처음으로 입학식을 비대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한 2일 서울대학교 정문 인근 도로가 한산하다. [사진=뉴시스]

2021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상위 20개 학교 중 일반고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도입한 '블라인드 전형'이 입길에 올랐다. 

앞서 교육부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부정 입학 의혹이 커지자 대입 공정성을 강화한다며 2021학년도 입시부터 블라인드 평가를 도입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가 역효과를 낳았고, 그 결과가 서울대 합격 상위 20개교 중 일반고 '0'으로 나타났다는 것.

올해 처음으로 ‘블라인드’(고교 이름 미공개) 전형으로 치러진 2021학년도 서울대 수시 모집에서 일반고 출신 합격자가 줄고 영재고·과학고 출신 합격자가 늘었다.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 출신이 입시에서 갖는 ‘후광 효과’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코로나19 영향도 컸다. '블라인드 전형'의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예상치 못한 교육환경에 일반고가 맥을 못춘 상황이 발생한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라인드 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육 전문가들은 지적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영향으로 일반고 학생들이 제대로 된 등교 수업을 받지 못하면서 수시 모집 대비가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블라인드 평가'가 오히려 영재고·과학고 학생들에게 유리했다는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블라인드 평가에선 심화 교과목 이수 현황이나 세부특기사항 기록이 충실한 학생부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일반고와 달리 다양한 심화 과목을 이수할 수 있고 특기사항이나 비교과 활동 기록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학생부 내 학교명 등을 가리는 ‘블라인드 평가’가 도입됐지만 일반고보다는 오히려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일반고와 자사고·특목고·영재학교의 학생부 작성과 학력 격차 등이 더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은혜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발언도 새삼 회자된다. 지난 2016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은 서울대 입시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대 합격생 중 일반고 출신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06년 일반고 출신 비중은 77.7%였으나 10년 뒤 2016년엔 46.1%로 급감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특목고·자사고 출신의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18.3%에서 44.6%로 2.5배가량 급등했다. 

이에 유 의원은 2016 국정감사에서 "서울대가 다양한 입학전형을 통해 소외 계층과 지역 인재 등을 적극 선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서울대 입학 전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지적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일반고 경쟁력이 약화된데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사고, 외고를 없애 하향 평준화하기에 앞서 일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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