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23일 사설 커뮤니티에서 3차 성명문을 발표했다. / 사진=메이플스토리 사설 커뮤니티 캡처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사측에 모든 랜덤박스 확률 공개를 요구했다. ‘환생의 불꽃’ 확률 논란의 내막이 드러난 뒤, 확률 요소가 있는 다른 콘텐츠들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MMORPG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23일 사설 커뮤니티에서 3차 성명문과 트럭시위 계획을 발표했다.

성명문의 골자는 ▲‘큐브’ ‘주문서’ ‘보스 아이템 드롭률’ ‘콘텐츠 보상으로 주어지는 랜덤박스’ 등의 확률 검증 및 로직 공개 ▲확률 정보를 유저들이 상시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유저와 운영진 간 소통 창구 및 정기적인 간담회 유지 ▲환생의 불꽃 확률 사건 배상안과 일정 공지 등을 넥슨에 요구하는 것이다.

유저들은 이번 사태를 공론화 하기 위한 단체행동도 준비 중이다. 이날 200인치 패널 트럭시위 추진 비용 800만 원 모금을 시작했고, 당일 목표치를 달성했다. 해당 트럭은 조만간 넥슨 본사와 국회의사당 인근 및 강남역·홍대입구역 등 번화가를 순회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넥슨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 사측의 다른 게임 유저들과도 연합해 단체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메이플스토리에서 불거진 ‘환생의 불꽃’ 확률 논란은 유저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환생의 불꽃은 게임 내에서 장비에 무작위 확률로 추가옵션을 부여하는 아이템이다. 환생의 불꽃은 메이플스토리에 2012년 12월 업데이트됐다.

메이플스토리 환생의 불꽃 설명 문구. / 사진=메이플스토리 사설 커뮤니티 캡처

그동안 유저들은 환생의 불꽃의 추가옵션 부여 확률이 ‘무작위’로 표기돼있지만, 특정 옵션에 편향돼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은 넥슨이 지난 18일 테스트서버 패치노트를 통해 “모든 종류의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했다”고 밝히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전까지는 동일한 확률이 아니었다는 반증인 셈이다.

넥슨은 19일 관련 사과문을 공지했다. 확률형 시스템 점검 결과 공개 및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설명이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환생의 불꽃 확률 사건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피해기간이 8년여에 달해, 보상이 이뤄져야 할 대상이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환생의 불꽃 확률 논란은 업계에 만연한 확률형 시스템의 폐해를 드러냈다.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독점할 시, 유저들은 오류 여부를 알아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넥슨이 노출한 빈틈을 유저들이 파고들었기 때문에 진상이 밝혀질 수 있었던 이례적인 경우다.

나아가 게임사가 확률 정보를 공개하더라도, 그 정보가 정확한지 역시 유저들은 판별할 수 없다. ‘확률 정보 공개’ ‘잘못된 정보 전달 시 처벌 강화’ 등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넥슨을 비롯한 게임사들은 캡슐형 유료 아이템을 제외한 확률 정보를 영업비밀로 포장해 독점하고 있다. 불투명한 확률 정보가 유저들의 시간·금전 손해를 유발하고 있는 만큼, 게임법 전면 개정 등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