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세를 유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만큼은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다. 외국인의 관심이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매도세는 이달 들어 코스피·코스닥시장 모두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5조2996억원을 순매도했으나, 2월 들어서는 1758억원(19일 기준)을 매도하는데 그쳤다. 매수세로 전환하지는 않았으나 매도 규모는 크게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6208억원을 매도했으나 이달 들어 100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에 비해 아직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코스닥 중소형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코스닥 3개월 수익률 격차가 통계 및 경험적 상방 임계구간인 20%p까지 확대됐다”며 “시장의 매기는 코스닥 중소형주를 향해 흐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크게 반도체, 인터넷·게임, 제약주로 나뉜다. 지난 1월 4일부터 2월 19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제약주인 씨젠(1399억원)과 에이치엘비(764억원)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또한 보톡스 시장의 강자인 휴젤도 560억원(9위)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주를 매수하는 경향도 눈에 띤다. 솔브레인(714억원), 리노공업(643억원)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가 외국인 순매수 상위 3, 6위에 랭크된 것.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이 삼성전자(5조6641억원)인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아프리카TV(680억원), 펄어비스(657억원) 등 인터넷·게임 관련주도 나란히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는 클래시스(635억원), 스튜디오드래곤(618억원), 케이엠더블유(545억원)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주가는 지난 1월 4일부터 2월 19일까지 평균 4.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28%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보다 높은 수치지만, 아직 코스피 상승률(5.54%)보다는 낮다. 

이는 올해 들어 부진했던 제약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이치엘비의 경우 최근 임상 허위 공시 의혹 논란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관련 소식이 보도된 16일부터 19일까지 124억원을 매도하며 포지션을 바꾸는 모양새다. 

제약주를 제외한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1.4%로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다. 특히 아프리카TV(26.3%)와 펄어비스(26.9%), 리노공업(25.7%)은 모두 연초 대비 25%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닥 접근 전략은 언제나 인덱스 베타보단 모멘텀 알파 플레이가 앞섰다”며 확실한 알파를 담보할 두 가지 요인으로 ▲지난해 최선을 상정한 실적 보다 올해 최악의 전망치가 더 크게 개선되는 기업들 중 최근 실적 모멘텀이 뒤따르는 종목군 ▲개인보다는 외국인 누적 순매수 강도 상위 종목군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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