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호진 회장이 차명주식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가운데 계열사마저 잡음을 일으키며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계열사 흥국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만3959건의 보험금 청구건수 중 228건을 지급하지 않아 보험금 부지급률이 1.63%로 집계됐다. 이는 전반기(1만7097건 중 103건 부지급) 대비 0.61%p 오른 수치다.

흥국생명의 부지급률은 업계 평균(0.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청구건수가 1만건 이하인 회사까지 포함해도 가장 높았다. 청구 건수가 1만건 이상인 회사 중 흥국생명 다음으로 부지급률이 높은 곳은 NH농협생명(1.35%), 삼성생명(1.31%), 한화생명(1.06%) 등이었다. 

흥국생명의 보험금 불만족도(보험금에 만족하지 못해 청구 후 해지하는 비율) 또한 전반기 대비 0.08%p 오른 0.74%로 1만건 이상인 회사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보험금 청구건수가 1만건 이상인 곳 중 흥국생명보다 불만족도가 높은 곳은 한화생명과 AIA생명뿐이다.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았다. 흥국생명의 보험금 지급지연율(금액 기준)은 43.93%로 청구건수가 1만건을 넘는 회사 중 가장 높았다. 건수 기준 지급지연율은 한화생명이 23.12%로 가장 높았으며, 보험금 지급에 걸리는 시간은 AIA생명이 3.8일로 가장 길었다. 흥국생명은 각각 2.41일, 9.85%을 기록해 1만건 이상 회사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보험금 부지급과 관련된 수치는 매년 변동하기 마련이지만,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련 수치가 악화된 것은 좋지 않은 소식이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최근 배구단 내 학교폭력 사태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어, 본업에서까지 소비자 불만이 높아진다면 추가적인 이미지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최근 흥국생명이 겪고 있는 논란이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태광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호진 회장을 차명주식 허위기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오너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2016~2018년 주주현황 등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자신이 실질 소유한 주식을 친족, 전·현직 임원 등의 차명 소유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허위 지분율 자료는 시장에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감시 기능 등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이 사건처럼 소속회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사각지대에 위치하게 되거나 위장계열사 은폐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너리스크에 흥국생명의 소비자만족도 하락 및 학폭 논란까지 겹치면서 태광그룹 및 타 계열사의 이미지까지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태광그룹이 연이은 악재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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