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재영(왼쪽), 이다영 선수. 사진=뉴시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 이다영 선수. 사진=뉴시스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파문이 당사자 차원을 넘어 배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이 제기된 후 또 다른 학폭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해외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나오는 등 계속해서 이슈화 되고 있어서다.  

불똥은 이재영 다영 소속배구단인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에게까지 튀고 있다. 김연경 선수와 쌍둥이 자매의 불화설이 나돈 후에도 방치하다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

박감독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재영·다영 선수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관리하는 선수이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리더십 부재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감독이 팀내 불화설을 몰랐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구단 숙소에서 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병원으로 이송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구단측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고 복통 때문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불화설의 요체는 이다영의 ‘김연경 디스’로 정리된다. 이다영 선수는 SNS를 통해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라는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 대상이 나이 많은 선배 김연경 선수였다.

김연경도 지난해 12월 “팀 내부에 문제가 있었떤 것은 사실”이라며 불화설을 인정했다. 김연경은 그러나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맞대응을 하는 것보다 자제하는 것이 팀 화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렇다면 이다영은 왜 하늘같은 선배를 저격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팀내에서 여러 목소리가 있지만 일단은 김연경 선수로부터 쓴소리나 질책을 당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김연경 선수가 보기에 이다영의 언행이 팀내 불화를 야기한다고 판단해 주의를 준 것이지만 이다영은 “괴롭힘을 당한다”고 여겼고, 이런 심정을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통해 표출했다. 

그리고 이다영은 김연경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다영의 계정을 '언팔' 하지 않았다. 그 차이는 또 뭘까.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고 없음의 차이가 아닐까. 

역품은 예기치 못한데서 찾아왔다. 이다영의 SNS를 본 학폭 피해자가 과거 겪은 상처를 폭로하고 나선 것. 피해자는 "이재영 다영 자매가 수시로 괴롭히고 심지어 흉기를 들고 위협하기도 했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파문은 컸다. 특히 학폭의 정도가 일회성이 아니고 수년간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 이재영 다영 자매가 함께 학폭에 가세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론이 거셌다. 이재영 다영 자매가 상당한 팬덤을 가진 유명 배구스타라는 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누리꾼의 관심은 컸다. 

이재영 다영 자매는 사과문을 올리고 자숙에 들어갔지만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무기한 출전 정지, 국가대표 박탈, 현재까지 나온 징계 내용이다.

이재영 선수는 최근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행동에 대해 벌을 받는 것 같다"며 "비판을 받아들이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해야 할 일은 피해자에게 먼저 용서를 받는 일일 것이다. 그렇게 진심어린 화해가 이루어져야 이재영 다영 자매의 경기 복귀를 바라는 팬들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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