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됐던 유력 후보들이 법률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만큼, 김 회장의 1년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부 후보에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외부 후보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와 지성규 하나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등은 이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대표는 최근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며, 지 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심을 앞두고 있다. 장 사장 또한 지난해 1월 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차기 회장 후보 1순위로 꼽혀온 함 부회장보다는 김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다른 유력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함 부회장 또한 법률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재판 및 DLF 사태로 인한 중징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김 회장의 연임을 통해 유력 후보들에게 닥친 법률리스크를 해소할 시간을 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임기간 실적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명분도 충분하다. 특히 지난해 하나금융은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하나금융 내규 상 이사 재임 연령은 70세로 제한돼있기 때문에, 현재 69세인 김 회장이 연임을 하더라도 1년의 임기만 채울 수 있다. 다른 후보들이 향후 1년 내 법률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이르다.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과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또한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박 부행장은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외부후보인 박 전 행장은 내부지지가 약하다는 점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으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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