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여러 게임에서 성과를 냈지만, 이 가운데 엘리온의 ‘바이 투 플레이(이용권 구매 후 실행)’ 과금 모델 성공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PC MMORPG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8일 발표했다. 전년비 매출은 27% 증가한 4955억 원, 영업이익은 90% 늘어난 666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20억 원, 166억 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는 모바일게임과 PC게임 사업이 고루 성과를 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모바일게임은 2489억 원, PC게임은 1838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부문에서는 지난해 7월 출시한 ‘가디언테일즈’, PC게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는 12월 출시한 PC MMORPG ‘엘리온’의 매출도 반영됐다. 엘리온은 12월 한 달간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모바일게임 매출이 지난해 3분기 이래 하락한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 3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895억 원이었지만, 4분기 714억 원으로 20.2% 감소했다.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시장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에서 가디언테일즈는 52위, 프린세스 커넥트는 70위, 달빛조각사는 84위,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는 91위에 머물러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기타 사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 카카오VX 및 신사업 매출은 골프 수요 확대로 628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핵심 사업 영역인 모바일게임부문의 하락세를 기존 게임의 글로벌 진출 및 신작 출시로 메꿀 수 있을지 관심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3개 게임 론칭을 준비 중이다. 각각 2, 3분기 정식 출시 예정인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PC 배틀로얄 장르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은 기대작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엘리온은 바이 투 플레이 방식으로 진성유저를 확보, 수명을 길게 가져가려 했다”며 “과거 펄어비스 검은사막 서비스 당시와 비교하면, 이용자 규모는 작지만 이용자당 매출이 8배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소한 과금 모델을 도입했지만, 의도대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향후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세가 멎을 시, PC방 업황 개선으로 엘리온의 성장이 탄력받을 여지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에서 개발 중인 오딘에 대해서는 “MMO 월드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술적 한계에 도전할 것”이라며 “1분기 중 트레일러 및 출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원회귀 정식 출시와 관련해서는 “얼리엑세스 서비스 중에 동시접속자 5만 명 달성을 달성했다”며 “글로벌 IP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고, 3분기께 사업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밖에도 자회사 엑스엘 게임즈가 개발 중인 AAA급 PC MMORPG와 내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MMORPG가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증시 상장 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도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사 및 게임과 접목 가능한 플랫폼 투자에 지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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