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연. 치맥. 색연필+펜+콜라주. A4.
김하연. 치맥. 색연필+펜+콜라주. A4.

 

헤라 ― 화장품
제우스 ― 노래방

비너스 ― 스타킹
아폴로 ― 보온병
박카스 ― 피로회복제
       ·
       ·
       ·
       ·
       ·
상표가 되는 신
신이 되는 상표

헤라는 제우스의 아내이며 올림포스의 최고의 여신이고 제우스는 인간과 신들의 아버지입니다. 비너스는 미와 사랑의 여신이고, 아폴로는 예언ㆍ의료ㆍ궁술ㆍ음악ㆍ시의 신이며 태양의 신이기도 합니다. 박카스는 술의 신입니다.

그리스에서 이 신들은 단순히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인간들이 숭배하고 예배했던 구체적 신앙의 대상이었던 신이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이 신들은 신화집 속에만 이름을 간신히 올리고 있습니다. 상징성만 가질 뿐입니다. 

지금은 돈이 신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신이 상표(상호)의 이름이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우리는 신이 물건이 되고 상품이 되는 물신주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거룩함이나 신성함이 돈으로 치환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상표가 되는 신 / 신이 되는 상표’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