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잘리고
다리 잘리고
머리와 목이 잘려도
당당하다.
가슴속, 심장께
따순 피
있으므로
아름답다.
명예나 지위나 재력이 별반 신통치 않고 그렇다고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언변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 있지요.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그런 사람이겠지요. 따뜻한 마음으로만 만들어진 것 같은 사람. ‘토르소’처럼 모든 것을 생략하고 ‘가슴속, 심장께 따순 피’로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겠지요.
*토르소torso : 머리와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으로 된 조각상.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용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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