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주문앱들의 배달팁·속도별 정렬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 사진=각 모바일앱
최근 배달주문앱들의 배달팁·속도별 정렬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 사진=각 모바일앱

최근 모바일 배달주문앱들이 ‘배달팁’ ‘배달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주문 시 총액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직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입점사들은 지나친 배달 경쟁으로 라이더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지적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음식점을 ‘배달팁 낮은 순’ ‘배달 빠른 순’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배달의민족을 개선했다. 이 같은 정렬 기능은 경쟁사 ‘요기요’ ‘쿠팡이츠’도 지원하고 있다.

◇배달팁이 음식값 ‘3배’, 답답했던 소비자들

배달앱 운영사들은 배달팁과 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 도입에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다. 현재 음식점들의 배달팁과 속도는 가게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비용을 줄이면서 음식을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원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달과 저렴한 배달비에 대한 니즈가 있어, 고객분들이 다양한 기준으로 식당을 보실 수 있게 끔 옵션을 추가했다”며 “업계는 고객분들이 원하는 가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해왔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해당 기능을 통해 서울 종로구 소재 음식점들의 배달팁을 25일 확인해 보니, ‘무료’에서 ‘1만4000원’까지 다양했다. 배달팁이 가장 비싼 곳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요리는 ‘4000원’이었다. 배달팁이 음식값의 3배가 넘는 셈이다. 음식점별 예상 배달시간도 최소 ‘10분’에서 최대 ‘115분’까지 차이가 컸다.

이 같은 배달팁·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이 유용하다는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지금도 배달료가 부담인데 계속 올라서 필요한 기능이었다” “걸어서 5분 거리인데 배달팁 3000원받는 곳도 있다” “테이크아웃보다 배달 시 음식값이 비싼데, 배달팁을 따로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등 의견을 보인다.

◇입점사 “배달기사 안전 보장하려니 매출 반토막”

배달팁·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이 배달대행업체 종사자들의 사고 사례를 늘릴 것이라는 주장이 담긴 글이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배달팁·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이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지만, 음식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소상공인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살펴보니 “추운 날씨에 배달기사들을 사지로 모는 시스템” “극한의 속도 경쟁을 고객편의로 포장한다” “배달앱들의 속도 경쟁이 소상공인 부담을 키우고 있다” 등 지적이 잇따르고 있었다.

특히 배달의민족에 대한 비난 여론은 요기요·쿠팡이츠보다 거세다. 요기요·쿠팡이츠의 경우 수익 대부분이 수수료 기반인 구조지만, 배달의민족은 ‘오픈리스트’ ‘울트라콜’ 등 광고상품 비중이 비교적 높기 떄문이다.

이에 기존 배달의민족 입점사 일부는 “배달팁 낮은 순 도입 시점부터 노출·클릭 수가 크게 줄었고 매출도 반토막이 됐다”고 주장한다. 음식점들은 광고를 통해 목록 상단에 오를 수 있지만, 배달팁이나 속도 순으로 정렬하면 광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배달팁·속도별 음식점 정렬 기능이 신규 입점사 및 광고상품을 구매할 여유가 없는 음식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광고 지출이 많은 음식점들과도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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