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가 처음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비중은 2017년 21.9%에서 △2018년(31.2%) △2019년(37.2%) △2020년(49.6%) 순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났고, 2021년 1월에는 절반을 넘어선51.9% 를 나타냈다. 지난해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과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 중저가 아파트가 급등하며 서울에서 9억 이하에 해당되는 물건을 찾기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수도권 390만개 시세표본(1월15일 기준 부동산114 시세 조사 대상) 중 9억 초과 고가 아파트는 총 83만6,381가구로 이 중 서울이 79%(서울 66만3,291가구)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4년 동안 서울시 주도로 수도권 고가 아파트가 54만가구 늘어난 결과다. 

서울에서 지역 내 재고 중 9억 초과 아파트가 가장 밀집된 곳은 △서초구(95%), △강남(94%) △용산(90%) △송파(89%) △성동(85%) 순으로 확인된다.

반면 고가 아파트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도봉(4%) △강북(5%) △중랑(7%) △노원(8%) △금천(13%) △구로(15%) △은평(21%) △관악(21%) 순으로 확인된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곳의 대명사로 주목받았던 ‘노도강’, ‘금관구’ 용어들이 통계적으로도 실제 유의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가 2배가량(21.9%→51.9%) 늘어났다면 경기권은 같은 시기 1.1%에서→8%로 비중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났다. 

전통의 강자인 과천과 광명을 필두로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과 1~2기신도시(위례, 판교, 분당, 광교, 동탄)가 약진한 결과다. 

경기도에 위치한 9억 초과 고가 아파트 17만306가구 중 △성남(7.1만가구) △용인(1.7만가구) △하남(1.5만가구) △광명(1.2만가구) △안양(1만가구) △과천(1만가구) 순으로 재고물량이 많다. 한편 같은 시기 인천의 경우 0.2%에서 0.6%로 고가 아파트 재고물량이 늘었다. 송도경제자유구역을 포함하고 있는 연수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노도강, 금관구 외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의 상승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114는 “고가 아파트 기준에 해당되는 9억원 이하에서만 은행권의 LTV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덜하고, 양도세 감면이나 중개보수, 취득세 등에서도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성남, 용인 등 동남권 일대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에서 9억원 이하에 해당되는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보이는 효과를 주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며 “당분간 경기, 인천에서의 서울 따라잡기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갭을 더 벌리려는 서울지역 사이에서 ‘풍선효과’와 ‘역 풍선효과’가 동반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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