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개인투자자, 스마트폰 철수설 환영 "실리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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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개인투자자, 스마트폰 철수설 환영 "실리 챙겨야"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1.2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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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일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 LG전자 스마트폰 '벨벳'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LG전자가 20일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 LG전자 스마트폰 '벨벳'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LG전자 주가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번 ‘철수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2.8%(1만9000원) 상승한 16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CEO) 사장 또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모바일 사업의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철수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단순 루머가 아닌 사실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LG전자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의 축소·매각·유지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LG전자가 철수설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오히려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철수설이 흘러나온 15일 전일 대비 4.8% 하락한 14만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번주 들어 반등을 시작해 20일에는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LG전자 주가는 21일 오전 11시 현재 전일 대비 3.6% 상승한 17만300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의 실적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전사 매출의 23%(약 13조원)를 담당했던 MC사업부는 거듭된 적자로 인해 그 비중이 지난해 기준 8.3%(약 5.3조원)까지 축소됐다.

LG전자의 새해 실적 전망을 담은 증권가 보고서에서도 MC사업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보고서는 올해 7월 예정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높게 평가하며 VS사업부(자동차 부품 등 전장사업)가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MC사업부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이 없거나, 지난해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지적 정도가 담겼을 뿐이다. 한 보고서는 “MC만 아니었어도”라는 소제목을 달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료=NH투자증권
LG 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포함 전/후 연결 실적 비교. 자료=NH투자증권

이처럼 MC사업부가 ‘모래주머니’ 취급을 받다보니, 철수설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LG전자가 20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모두가 성장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니치 플레이어(Niche Player)로 볼 수 있는 LG전자가 누릴 잠재 성장률은 과거보다 더 낮아졌다”며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시 실적 변화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기존 67.8조원에서 62.7조원으로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기존 3.5조원에서 4.2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전날 LG전자의 입장 발표에 대해 “고질적인 스마트폰 리스크가 궁극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이슈”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CES에서 이목이 집중된 롤러블폰은 앞선 기술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해 보이지만, 의미 있는 판매량과 실적으로 반영되기는 어렵다”며 “기업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일 것이다. 대규모 적자 요인 해소와 더불어 영업권 및 특허 가치에 대한 현금 유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LG폰 사용자로서 아쉽지만, 중국 때문에 보급형 시장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맞다”, “조 단위 적자를 내는 사업을 포기하면 당연이 내실이 좋아질 것” 등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환영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다만 아직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사업 부진이 계속된 만큼 과거에도 여러 차례 철수설이 확산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5G와 사물인터넷, 모빌리티 등의 핵심 사업 연계에서 스마트폰이 허브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면 철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LG전자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떤 방향으로 변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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