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이 이번에는 실체 없는 암호화폐를 발행사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상장해 유통시켰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반면 코인빗은 사실무근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 IBY 논란, 핵심 쟁점은?

앞서 코인빗은 지난달 26일 아이스더비(IBY) 코인을 포함한 14종의 암호화폐에 대한 거래지원을 12월 5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상장폐지된 IBY 코인은 지난 1월 16일 코인빗 거래소2이 신규 상장된 암호화폐로, 코인빗은 최근까지 해당 코인의 거래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IBY 코인을 발행한 아이스더비인터내셔널 재단 측은 해당 코인이 단순한 홍보성 에어드랍(특정 코인을 보유한 사람에게 일정 비율로 다른 코인을 무상 지급하는 것) 코인에 불과하다며, 코인빗이 재단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도둑상장’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공개된 IBY 코인 백서에는 경빙 사업을 추진 중인 재단이 스포츠 배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코인을 개발했으며, 상장 예정일은 2020년 4월 초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재단 측은 이미 2월부터 코인빗 측에 IBY 코인을 상장폐지 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코인빗과의 논의가 진전이 없자 결국 지난 4월 6일, 상장된 코인을 전량 소각하겠는 공지를 올렸다. 재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코인빗은 투자자들이 이미 소각돼 실체가 없는 코인을 8개월이나 사고팔도록 방치한 셈이다. 

 

코인빗이 지난달 아이스더비(IBY) 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출금지원 기간은 12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사진=코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코인빗이 지난달 아이스더비(IBY) 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출금지원 기간은 12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사진=코인빗 홈페이지 갈무리

◇ 코인빗, “‘도둑상장’, ‘장부거래’는 근거 없는 의혹”

반면 코인빗 측은 도둑상장 의혹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상장 전 코인이 보관된 월렛의 프라이빗 키를 발행사가 보유한 상황에서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코인을 상장하고 물량을 유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코인빗은 오히려 아이스더비인터내셔널 재단이 IBY 코인을 발행한 목적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코인빗 관계자는 지난 23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재단 측이 IBY 코인의 상폐를 요구하기 전 입출금 지원을 먼저 요구해왔다”며 “당시 코인빗과 다른 거래소 간의 시세 차이가 너무 커 기존 보유 회원의 투자손실을 우려해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입출금 지원이 거부당하자 재단이 돌연 코인빗에서 거래되는 물량을 일방적으로 소각했다”며 “우리로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행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단이 사업의지가 전혀 없이 코인을 팔 목적만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실체 없는 코인을 거래하도록 방치했다는 ‘장부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코인빗의 월렛에 IBY 코인이 존재하고 있다”며 “자산가차가 사라졌을 뿐, 코인은 실존하기 때문에 장부거래가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가치가 없어진 코인을 별다른 공시 없이 계속 거래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IBY 코인 가격이 고점에 다다랐던 때라, 갑자기 거래지원을 중단하면 투자자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더비인터내셔널 재단은 코인빗이 일방적으로 홍보용 코인을  상장했다며, 지난 4월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스더비인터내셔널 재단은 코인빗이 일방적으로 홍보용 코인을 상장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4월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첩첩산중 코인빗, 논란 종식은 언제?

일부 투자자들은 코인빗이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던 다른 코인은 즉각 스왑(다른 코인으로 교환해주는 것)을 결정했으면서, IBY 코인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코인빗 관계자는 “스왑은 거래소의 의무가 아니며, 이전에 스왑을 해준 사례는 상폐를 요청한 발행사와 상장을 원하는 발행사가 극적으로 협의했기에 가능했던 사안”이라며 “스왑 결정은 거래소와 발행사의 협의와 재량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지 의무가 아닌 점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으로 관련 기사에 코인 상폐 시 스왑해주는 것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새 코인이 상장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노린 특정 세력의 작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상승하는 와중에 이처럼 노골적으로 스왑을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보도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코인빗은 이번 IBY 코인 논란과 관련해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코인빗 관계자는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스왑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와 불온세력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IBY 코인 투자자들은 코인빗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소송과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금융당국, 국회 등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최근 코인빗 실소유주인 최모 회장 등 운영진 3명을 사전자기록위작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해 최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유령계정으로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코인빗이 새로 불거진 IBY 코인 관련 논란을 빠르게 종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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