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신바 준 COO가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신규 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소프트뱅크 유튜브 캡처
소프트뱅크 신바 준 COO가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신규 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소프트뱅크 유튜브 캡처

일본 이동통신사들이 저가 5G 요금제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도 요금제 개편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동통신 서비스 소비 성향이 비슷한 일본 통신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22일 온라인 이동통신 가입 채널 ‘소프트뱅크 온 라인(Softbank on Line)’을 공개했다. 이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경영통합을 추진한 이래 첫 협업 사례다.

소프트뱅크 온 라인에서는 내년 3월 5G 또는 LTE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월 납부액 2980엔(한화 3만2000원) 요금제가 출시된다. 현지에서 8600만 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라인’을 데이터 소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로레이팅(소비자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 또는 할인해 주는 제도)도 적용된다.

‘20GB’ 안팎의 데이터는 국내외 5G 가입자들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적정 용량으로 꼽힌다. 일본 5G, LTE 가입자는 각각 월평균 16.6GB, 6.3GB를 소모한다. 한국의 경우 27.26GB, 10.68GB로 다소 높다.

소프트뱅크는 월 6580엔(7만 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도 함께 소개했다.

소프트뱅크가 이 같은 요금제를 준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마케팅 비용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입 채널을 온라인으로 일원화하면 오프라인 매장 지원금 등 마케팅에 할애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시장 1위 NTT도코모도 같은 데이터와 가격으로 구성된 요금제를 내년 3월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KDDI도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를 따라 조만간 신규 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통신업계의 요금제 개편은 ▲수요에 부합하는 데이터 제공량 20GB ▲5G와 LTE 요금제 가격차를 좁히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대형 통신사 간 지나친 경쟁은 알뜰폰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일본 제4이동통신 사업자인 라쿠텐모바일은 2980엔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미 출시한 상황이지만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서비스 환경이 대형 통신사 대비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있는 탓이다.

주간아사히·아스키 등 현지 언론들은 라쿠텐모바일이 서비스 품질에 이어 가격 경쟁력까지 잃을 것으로 분석한다. 대부분의 가입자들을 데이터 20GB만으로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단, 라쿠텐모바일도 3사에 대응하는 새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지난 10월 KT가 월 납부액 4만5000원의 5G 요금제를 출시하며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데이터 제공량이 5GB에 그쳐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연말이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새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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