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나로크) 운영진이 게임 내 재화(제니)를 현금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라그나로크는 그라비티가 개발·서비스하는 PC MMORPG다.

17일 라그나로크 사설 커뮤니티를 확인해 보니, 회원들 사이에서는 제니 흐름이 수상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었다. 운영진으로 의심되는 계정이 아이템거래사이트에서 제니를 판매한 것 같다는 주장이다.

유저들의 의심이 짙어진 계기는 거래 규모 탓이다. 특정 계정에서 제니 매물이 끊임없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운영진이 권한을 남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재화를 얻고 현금화한 것이 사실이라면, 민·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정황은 계속해서 등장한다. 유저들은 부정행위 증거를 찾기 위해 라그나로크에서 ‘단축키 설정’이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을 이용, 의심 계정들의 기록을 추적했다. 그 결과, 커뮤니티에는 해당 계정들에서 운영진에게만 권한이 있는 명령어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의견이 다수 게재됐다.

커뮤니티에서 주로 거론되는 운영진 의심 계정으로는 ‘펑***’ ‘쿨*****’ 등이 있다. 이 밖에 길드 ‘이*’ ‘점***’ ‘A******’ ‘라******’ 등 4곳의 구성원들도 지목된다. 단, 실제 운영진 계정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라비티가 나서지 않으면 알 길이 없어서다.

라그나로크 사설 커뮤니티에서 운영진의 제니 현금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이후 해당 계정들 가운데 일부는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 있어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몇몇 계정에서는 ‘길드 탈퇴’ ‘소속 서버 변경’ ‘레벨 초기화’ 등 비정상적인 변화도 감지됐다.

유저들은 라그나로크 고객센터에 이번 사태에 관한 해명을 요구했다. 유저들이 공유한 고객센터 답변에는 “운영진이 특정 권한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아이템 및 재화 생성은 내부 결제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내·외부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유저들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심 계정들이 운영진 명의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조사 기간이나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부 유저는 사태가 진작될 때까지 불매운동 동참도 호소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게임 화면(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재화를 다량 얻어 유통하는 행위는 게임 내 경제 밸런스를 붕괴시킬 수 있다. 최근 타사 게임들에서 운영진이 권한을 남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던 사실이 확인된 전례도 있어 의혹 해소가 시급하다.

이번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도 문제다.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계정 주인들이 억측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라비티는 유저들의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적극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사태가 커지자 그라비티는 재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해당 이슈는 관련 팀에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 등을 통해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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