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뉴시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삼촌 구본준 고문의 독립을 위해 4개사를 분할한 것과 관련해 ‘소액주주’보다는 ‘가족’의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Whitebox Advisors)가 LG그룹 계열사 분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화이트박스는 LG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경쟁사 중 최고의 기업지배구조를 가졌다는 평판의 LG가 소액주주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거래를 제안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받는 현상)’가 지속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백히 유리한 대안이 있는데도 이사회는 가족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액주주를 희생하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화이트박스는 "분석에 따르면 그 거래는 주로 지배 주주 간에 자산을 이전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보인다"며 "이사회와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인 '모든 주주를 위한 가치 창출'로부터 시간과 자원 모두를 분산시킨다"고 주장했다.

화이트박스는 “LG신설지주는 자산 75%가 무관한 상장사 지분으로 구성된 지주사가 되고 나머지 자산 가치는 비상장사업과 순현금으로 채워진다”며 “우리는 신설지주에 대해 뚜렷한 경쟁력이나 전략, 업계 위치, 설득력 있는 시장 기회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화이트박스는 “LG하우시스, LG인터내셔널, 실리콘웍스는 모두 상장기업으로 현금 배당이 가능하다”며 “이들 자산을 자물쇠 상자에 넣으면서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7,110억 원의 가치가 소멸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G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신설지주는 구광모 LG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이끌게 된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