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SKT 5G 요금제 구성. / 사진=티월드 웹사이트 캡처
현 SKT 5G 요금제 구성. / 사진=티월드 웹사이트 캡처

이동통신사들이 요금제를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만 5% 낮추고 데이터 제공량은 그대로 유지해, 이번에도 가성비 요금제는 등장하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기존 대비 30% 저렴한 온라인 가입 채널 전용 5G·LTE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5GX 슬림(5만5000원) 상품을 3만850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요금제에는 꼼수가 숨어 있다. 공시지원금 혜택이나 요금할인 25%를 적용할 수 없어 사실상 ‘5%’ 인하(2750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다른 상품에 가입해 있는 소비자는 위약금을 내고 해지해야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다.

타사 가입자 유인 효과가 있는 요금제로도 보기 어렵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온라인 가입자에 한해 요금을 7% 할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제공량에 변함이 없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행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T 5G 요금제별 데이터 제공량은 9GB(5만5000원), 200GB(7만5000원), 무제한(8만9000원 이상) 등이다.

이 같은 요금제 구성은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 지난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들 가운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비중은 60.8%에 달한다. 하지만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26GB에 불과했다. 이에 30GB 안팎의 가성비 요금제가 출시된다면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이통3사 모두 꺼리고 있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9GB 요금제를 선택하기도 힘들다. 9GB는 주요 5G 콘텐츠인 클라우드 게임 3시간이나 VR 콘텐츠를 1시간가량 이용하면 소모될 정도로 적은 데이터다. 5G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데이터를 9GB와 200GB 사이로 사용하는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7만5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T와 비슷한 수준에서 요금제 개편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에는 가격 인하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 제공량 구성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신경쓰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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