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완 교수가 26일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세미나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사진 = 조승래 의원실 유튜브 캡처

학계에서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기반을 견고히 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연구단체 문화콘텐츠포럼은 26일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문화콘텐츠포럼은 강사로 한창완 세종대 교수를 초청해 학계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한창완 교수는 “애니메이션 IP가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 투자 유치가 어려우니 견딜 수 없어 중국에 판매하는 것”이라며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국내 업계의 애니메이션 IP 관리나 제작 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해야 ‘한국의 디즈니’가 탄생할 수 있다고 봤다. ‘아기공룡 둘리’는 과거 아동들 사이에서 인기 IP였다. 그러나 인기가 식은 최근에는 어린이와 관련이 없는 업계에서 IP가 활용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 것이다.

한 교수는 또 다른 사례로 2014년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들었다. 그는 “중국은 이 예능의 IP를 사서 애니메이션·만화 등으로 확장해 되려 우리가 사와야 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우리나라도 IP를 분화시켜야 하는데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창완 교수가 26일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세미나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사진 = 조승래 의원실 유튜브 캡처

최근 지상파를 제치고 주요 애니메이션 시청경로로 자리매김한 OTT 관련 정책 제언도 있었다.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 뽀로로’가 SK브로드밴드 등의 투자유치로 성장 기틀을 마련한 것과 같은 IPTV·OTT 투자 사례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

한 교수는 “업계에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수익안정에 시간이 걸려 투자유치가 어렵다. 인기 작품도 10년 정도 걸린다”며 “이제 아이들이 지상파를 안보고 OTT로 넘어왔기 때문에, OTT 내에 국산물을 투자할 수 있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업계에는 인력 양성, 인프라, 제작펀드 확대 등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행 방송법 제71조 3항에 따르면, 지상파·종편사업자·애니메이션채널은 연간 전체 방송시간 일부에 국산 애니메이션을 의무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OTT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어 제·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화콘텐츠에서 애니메이션 IP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영화에 비해 개런티 리스크 관리에 특장점이 있다”며 “애니메이션은 시리즈가 늘어날 수록 회사의 잠재적 자산가치가 늘지만, 영화는 배우들의 출연료 인상 등 비용이 커진다”고 비교했다.

또 애니메이션은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 면에서도 전망이 밝다. ‘뽀로로’ ‘포켓몬스터’ ‘아톰’ 등 애니메이션은 방영 이후 수십 년이 흘러도 후속작이나 리메이크 등으로 반복소비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소 애니메이션업체는 중국의 한한령·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애니메이션 작풍도 북미·유럽 시청자 성향에 맞춘 작품이 늘고 있다. 일각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좋은 정서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오는 만큼, 생존을 위한 정책 지원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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