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4시2분께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산소 배관에서 산소가 새어 나오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
24일 오후 4시2분께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산소 배관에서 산소가 새어 나오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주변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3명이 숨졌다. 사진=뉴시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 이은 폭발사고 발생으로 인해 포스코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24일 오후 4시 10분쯤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포스코 직원 1명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졌다. 

소방당국과 광양제철소측은 1고로 인근 부대설비에서 산소공급용 배관 개폐밸브 조작 중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밸브는 차단한 상태다.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해 12월 24일에도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연구원과 기술자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신엔 연구원들이 제철소에서 배출돼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모아 다시 발전하는 배열발전 축열설비 연구 과제를 수행하다가 시험 가동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연이은 사고에 근로자들은 회사측의 탁상공론식 안전 의식에 불만이 팽배하다. 포스코 노동조합 관계자는 25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회사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안전을 위해 회사는 1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큰 변화가 없다”며 “회사는 환경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지만, 노후화된 설비 개선 등에는 투자가 미흡한 것 같다”라고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전 관리 제도도 현장에 맞게 적용돼야 하는데, 탁상공론에 그치는 것 같다. 사고 발생시 회사는 현장 근무자만 징계를 받고 있다. 실질적인 책임자는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뉴시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뉴시스

 

최정우 회장은 2018년 취임 당시 ‘사내 안전대회’를 개최하며 사고 방지를 다짐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관련 분야에 3년간 1조105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그 뒤로도 안전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해 회사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정우 회장은 25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광양제철소 산소 배관설비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일터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저희를 지켜봐 주시는 지역사회에도 걱정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현장 노동자들은 회장의 이런 사과가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최정우 회장은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말로만 안전을 다짐하면 어느 순간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소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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