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10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10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적분할 이슈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LG화학 주가가 이틀 연속 반등에 성공하며 눈길을 모으고 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1.07% 상승한 66만3000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사업부문 물적분할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결했다. 배터리사업 분사가 최종 확정되면서 이날 주가는 65만1000원에서 61만1000원으로 4만원이나 급락했다.

하지만 주총 이후 첫 거래일인 11월 2일부터 반등을 시작한 LG화학은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주총으로 인한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배터리 분사 확정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가 하락이 예견됐던 LG화학이 반등에 성공한 이유로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미국 대선에 대한 기대감 등이 꼽히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결정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는 달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친환경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바이든 후보는 지난 7월 델라웨어주 유세에서 “당선되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 LG화학 외에도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모두 대선 하루 전인 지난 3일 주가가 상승했다. 게다가 LG화학의 경우 중국의 CATL을 제치고 9월 기준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24%) 1위를 재탈환했다. 3분기에도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만큼,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꾸준한 매수세도 주가를 부양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주주총회가 있었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LG화학 주식을 2206억원이나 사들였다. 이는 배터리 분사 확정 소식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이탈에도 LG화학 주가가 급락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다.

자료=한국거래소
배터리주 및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다만 계속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은 문제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LG화학 주식을 1582억원 매도하며 여전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개인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향후 주가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최근의 호실적과 긍정적인 향후 전망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반등세는 그동안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분사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9월 15일 72만6000원이었던 LG화학 주가는 11월 3일 65만6000원으로 9.6% 하락했다. 분사 이슈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443.58에서 2343.31로 4.1%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게 보인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삼성SDI는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주가가 1.5% 상승했다. 삼성SDI 주가에 그린뉴딜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되는 동안, LG화학은 분사 이슈로 주춤한 셈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물적분할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부담스럽다.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지난달 30일 LG화학 물적분할을 비판하며 LG그룹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금소원은 배터리사업부문 분사에 대해 “법의 미비를 이용한 비도덕적이고 약탈적 경영철학의 실행”이라며 “지금이라서 반성하며 소액투자자보호 조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LG화학은 2022년까지 배당성향 30% 이상, 주당 1만원 배당을 약속하며 돌아선 투심을 설득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이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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