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자작나무 3형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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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자작나무 3형제의 매력
  • 임효인 박사
  • 승인 2020.11.0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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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자작나무 숲.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따뜻한 이불 속이 그리워지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산림의 아름다운 단풍은 하나, 둘 낙엽이 되어 사라지고 숲속의 나무들은 추운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지만 언제나 눈이 내린 듯 새하얀 나무껍질을 가진 매력적인 나무가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할 자작나무이다.

 

자작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자작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자작나무는 깨끗하고 맑은 매력 때문인지 다양한 문학작품의 소재로 인용되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종잇장같이 얇은 자작나무의 나무껍질은 매끈하며 흰색을 띠고 있다. 자작나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에 지방성분이 많아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실 자작나무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는 아니다. 러시아 전역에 걸쳐 분포하며 한반도에서는 금강산 이북에 자라는 추운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다. 우리 주변에서 보는 자작나무들은 외국에서 도입되어 심어진 나무들이다. 자작나무라는 이름이 익숙한 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문학작품, 식품의 원료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거제수나무 군락.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거제수나무 군락.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한편, 설악산, 태백산, 지리산 등 백두대간의 높은 산을 오르다보면 자작나무처럼 하얀 나무껍질을 가진 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바로 거제수나무와 사스래나무이다. 필자가 대학생 시절, 가을철 강원도 태백산 계곡에서 새하얀 나무껍질을 가진 나무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작나무가 아닐까 싶었으나, 가까이에서 보니 자작나무보다 나무껍질이 연한 주황빛으로 도는 것이 다르게 느껴졌다.

 

거제수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거제수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태백산 탐방로 입구에서 만난 자작나무는 새하얀 나무껍질이 매력적이었지만, 가을철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차가운 느낌이 든 반면, 거제수나무는 따뜻하고 온화함이 느껴졌다. 또 태백산의 계곡을 따라 우람하게 자란 모습이 웅장하면서도 듬직하게 다가왔다.

거제수나무라는 이름은 재앙을 물리치는 물을 가졌다는 뜻의 거재수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나무의 우람한 모습에 비추어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곡을 따라 서 있는 거제수나무를 따라 걷다 보면 산 중턱에 이르게 되는데, 거제수나무와 비슷하지만 뭔가 다른 나무를 만날 수 있다. 거제수나무처럼 우람하지는 않지만, 나무껍질이 새하얀 나무인데, 바로 사스래나무다.

사스래나무 군락.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스래나무 군락.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스래나무는 거제수나무보다 높은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 태백산의 경우 해발 1,000m 정도를 기준으로 거제수나무에서 사스래나무 군락으로 바뀌고 있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주변 나무를 보고 산의 해발고를 유추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입사해서는 설악산, 오대산 등 우리나라 산림 현장조사를 위해 산을 오르면서, 고도에 따라 거제수나무에서 사스래나무 군락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대학생 때의 신기함을 떠올리곤 한다.

사스래나무, 거제수나무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로,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쇠퇴할 가능성이 높은 나무들이다. 산의 높은 지역에 자라는 나무들은 지구의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점 산의 정상부로 자라는 지역을 이동하게 되는데, 산의 높은 지역은 토양층이 얕아 영양분이 상대적으로 적고,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적인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나무들이 자라는데 불리한 환경조건인 경우가 많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거제수나무 등 우리나라 아고산 활엽수들이 미래에도 지속가능 하도록 유전적으로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DNA 분석을 통한 과학적인 보존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스래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사스래나무 나무껍질.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거제수나무, 사스래나무는 백두대간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 나무이고, 자작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함께 호흡하며 자라는 소중한 나무이다. 거제수나무, 사스래나무는 낯선 이름이지만 지금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산을 듬직하게 지키는 귀한 나무이다. 화려한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이 지나고, 겨울산을 하얗게 수놓는 자작나무 3형제를 만난다면 따뜻한 마음을 담아 보내주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임효인 박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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