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대를 모았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장 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코스피에 입성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는 공모가의 두 배(27만원)로 시작해 가격제한선(35만1000원)까지 상승하는 ‘따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곧바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시초가 대비 4.4% 하락한 25만8000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세는 상장 이틀째인 16일에도 이어져 오전 11시30분 현재 전일 대비 18.22% 하락한 21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틀 만에 20만원대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빅히트의 상장 초반 하락세는 앞서 상장 대박을 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 7월 2일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상상’을 기록했고, 카카오게임즈 또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따상상’에 성공했다.

빅히트가 상장 선배들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외국인과 기타법인(투자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법인)관의 매도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타법인과 외국인은 각각 58만5400주, 20만7400주를 시장에 쏟아냈다. 거래금액으로 따지면 기타법인은 1770억원, 외국인은 593억원을 순매도한 셈이다. 

쏟아낸 물량은 대부분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이 받아냈다. 15일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은 빅히트 주식을 각각 2435억원, 605억원 순매수했지만 주가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장 첫날 외국인과 기타법인이 매도한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양상은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도 마찬가지였지만, 빅히트와 같은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상장 첫날 너무 많은 물량이 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상장 당일 매도 가능한 빅히트 주식 수는 670만주로 전체 상장 주식의 19.8%였다. 이는 SK바이오팜(13.06%)보다는 높지만, 카카오게임즈(20.51%)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반복된 상장 열풍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BTS에 집중된 수익구조에 대한 불안감,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이 빅히트의 초반 하락세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빅히트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카카오게임즈(2만4000원), SK바이오팜(4만9000원)보다 상당히 높다. 

빅히트는 공모가 산정 당시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YG PLUS, 네이버, 카카오 등 5개 기업과 EV/EBITDA(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를 비교했다. 5개 종목의 평균 EV/EBITDA인 42.36배를 빅히트에 적용해 공모가를 13만5000원으로 결정한 것. 다만 이는 약 20배 수준인 기존 엔터주의 EV/EBITDA에 비해 높은 데다, 3대 엔터사 중 하나인 SM을 비교군에서 배제한 것 때문에 논란이 됐다. SM의 EV/EBITDA는 비교군에 속한 다른 업체보다 낮은 21배 수준이다. 

향후 수급 면에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빅히트의 기관 수요예측 결과에 따르면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 비율은 43.9%로 에서 카카오게임즈(58.6%), SK바이오팜(81.2%)에 비해 낮다. 게다가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 중 49.4%가 의무보유기간을 단 1개월로 설정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빅히트를 장기투자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BTS의 강력한 팬덤과 자체 플랫폼 ‘위버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빅히트의 성장 전망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상장 초반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IPO 대어인 빅히트가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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