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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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 분사 계획으로 급락했던 LG화학 주가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오전 11시 현재 LG화학는 전일 대비 2.21% 오른 6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16일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신설한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주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 15일 72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분사 계획이 공식 발표된 17일 64만5000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24일 6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지난달 말부터 반등을 시작한 LG화학은 현재 분사 발표 후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며 70만원대를 눈앞에 두게됐다. 

LG화학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LG화학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개미가 던진 LG화학 주식, 외인은 매수

개인투자자의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별다른 호재도 없이 시작된 LG화학의 반등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LG화학 주가의 반등 동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매수와 ▲긍정적인 3분기 실적 전망 등을 꼽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분사 계획이 처음 보도된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7일까지 13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총 8122억원을 매도하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이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가 LG화학 주식을 순매수한 날은 단 하루 뿐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LG화학 배터리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인 23일 504억원을 매수했지만, 24일 다시 696억원을 매도했다. 머스크의 청사진도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막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개미’가 던진 물량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분사 계획으로 인한 악영향이 완전히 상쇄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8185억원의 LG화학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는 개인과 기관이 매도한 물량(8182억원)과 동일한 수준이다. 개인투자자 이탈에 따른 주가하락 압력을 외국인이 방어한 셈이다.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분사 계획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분사 계획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증권사 "LG화학 3분기 실적 호조 예상"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에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놓여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BS/PVC 생산마진 확대에 따라 석유화학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LG화학이 3분기 매출 8조4137억원, 영업이익 72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배터리 사업분할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과도한 우려로 호실적을 지속하고 있는 화학부문과 중장기 배터리 사업 가치 개선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LG화학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LG화학이 올해 고점인 76만8000원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LG화학 반등세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의견과 재투자를 망설이는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배터리사업 분사로 곤욕을 치른 LG화학이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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