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FPS게임 서든어택에 길로틴시스템이 정식 도입된 지 2개월이 지났다. 그간 비정상 이용 유저가 대폭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무고한 유저가 생기는 부작용도 있었다.

길로틴시스템은 유저 배심원단이 직접 다른 유저들의 부정행위를 판결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6월 시범 서비스를 거쳐, 7월 16일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불법프로그램 사용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다량 접수된 사건은 길로틴시스템에 회부된다. 배심원들은 해당 사건의 유무죄를 가리고, 유죄로 정해진 사건은 서든어택 운영진이 재확인하고 이용정지 제재를 가한다.

7일 서든어택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불법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해 게임 이용이 제한된 유저는 4502명이었다. 전년 동기 9227명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길로틴시스템 도입 직전인 지난 5월에는 1만6881명이었고, 6월 1만4855명, 7월 6496명, 8월 7269명 등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처럼 길로틴시스템은 유저들의 비정상 이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뚜렷했다. 다만 배심원들의 판결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유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길로틴시스템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사건 처리 결과를 보면, 무죄판결 비율이 늘고 있다. 지난달 7일 처리된 사건 986건 가운데 무죄는 39.9%였다. 지난 6일 672건 중에는 44.7%가 무죄였다. 한 달 새 무죄율이 50%가 넘는 날은 총 6일 있었으며, 특히 지난 1일은 무죄율이 60%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부정행위자를 신고한 유저 대다수와 배심원들간의 판단에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든어택 길로틴시스템 유무죄 판결 비율.

상황이 이렇자 유저들 사이에서는 무고한 유저가 유죄 처분을 받고, 비정상 이용 유저가 무죄로 풀려나는 사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심지어 배심원들 내부에서도 판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서든어택 공식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게임을 잘하면 핵이라 단정 짓는 배심원이 수두룩하다”며 “운영진 검토 결과 무고로 확인된 유저가 그간 게임을 이용 못한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사건을 잘못 판단한 배심원에 대한 제재도 필요하다” “배심원이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해 제재받기도 한다” “1명의 유저가 여러 배심원 계정을 이용해 판결을 굳히는 사례가 있다” 등 주장도 있다.

배심원들 사이에서는 “확실한 사건에만 유죄를 줬는데, 10건 중 4건이 무죄로 나왔다. 판단력이 부족한 배심원이 많은 것 같다” “증거가 불충분한 사건임에도 유죄로 선동하는 배심원들이 존재한다” 등 의견이 나온다.

7일 서든어택 공식커뮤니티 '길로틴' 검색 기록.

넥슨의 서든어택 길로틴시스템 도입은 게임업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이룩했다. 그러나 무고하게 피해를 보는 유저가 생겼고, 배심원들의 신뢰성도 의심쩍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상, 시스템의 부작용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길로틴시스템과 관련해 7일 <이코리아>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유죄로 판결된 이용자는 지금까지 전체 비율 중 2~3% 내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고하게 유죄로 판결받은 유저들은 ‘이의제기 신청’을 통해 정밀 검토를 요청할 수 있고, 이렇게 검수를 진행했음에도 무고로 밝혀졌을 경우에는 이용자에게 제재 기간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함께 제재 이력도 초기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배심원들의 판결 신뢰도를 검증하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곧 X-FILE이라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 콘텐츠는 일종의 더미(가짜) 사건파일을 랜덤하게 출현시켜 배심원들이 정확한 판결을 하는지 검증하는 장치로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시스템 안정성과 함께 처리 속도 및 판결 정확도 간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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