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6일 서울 마포구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를 찾은 개인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6일 서울 마포구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를 찾은 개인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사명대로 ‘빅히트’를 쳤다. 

금융권에 따르면, 5~6일 이틀간 진행된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은 증거검 58조4237억원, 경쟁률 606.97대 1로 마무리됐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663.48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으며, 그 뒤는 미래에셋대우(589.74대 1), 키움증권(585.23대 1), NH투자증권(564.69대 1) 등의 순이었다.

빅히트는 청약 첫날인 5일 예상보다 적은 8조6242억원의 증거금(경쟁률 89.60대 1)을 모았다. 이 때문에 공모주 열풍이 식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6일 뒷심을 발휘하며 추가로 약 50조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다만 빅히트의 이번 청약 성적은 카카오게임즈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 청약증거금은 58조5543억원으로 빅히트보다 약 1000억원 가량 많다. 하지만 올해 공모 대박의 첫 주자였던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 323.02대 1)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빅히트 주가, '위버스' 타고 오를까?

빅히트의 일반 청약이 예상대로 ‘빅히트’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이 모두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해 가격제한폭인 30%까지 상승하는 것)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공모가가 13만5000원인 빅히트 주식 예상대로 ‘따상’을 기록할 경우, 상장 첫날 최고 35만1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하루 만에 1주당 21만6000원의 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빅히트의 예상 주가를 공모가보다 높게 제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가장 낮은 16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지만, 하나금융투자(38만원), 유안타증권(29만6000원) 등 공모가의 2~3배에 달하는 목표주가를 내놓은 곳도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콘서트, MD, 파생콘텐츠 판매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를 가정해도 고속성장의 가시성이 높다”며 ‘위버스’를 빅히트의 핵심적인 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자금 유입 효과도 예상된다. 실제 SK바이오팜의 경우 코스피200 특례 편입이 발표된 직후인 8월 10일 주가가 전거래일 종가 대비 1만3500원 오른 19만25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현재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편입되기 위한 시가총액 기준은 약 4조5000억원이다. 빅히트 주가가 약 13만4000원을 넘으면 편입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스피200 추종자금을 60조로 가정할 경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유입되는 코스피200 추종 패시브 자금은 약 644억원 수준(편입당시 종가 13만원 가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낮은 보호예수 비율, 주가 상승 제약요인 될 수도

다만 예상보다 주가 상승동력이 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모 대박을 기록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상장 첫날 풀릴 수 있는 물량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빅히트의 기관 수요예측 결과에 따르면,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 비율은 43.9%에 그쳤다. 이는 카카오게임즈(58.6%), SK바이오팜(81.2%)의 보호예수 비율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 중 49.4%가 의무보유기간을 단 1개월로 설정했다. 3개월 확약은 18.7%, 6개월 확약은 22.2%였다. 이는 6개월 확약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던 SK바이오팜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기관투자자들이 빅히트 주식을 장기 투자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만약 상장 후 차익 실현을 위해 물량이 대거 풀릴 경우, 기대보다 주가 상승세가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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