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데이' 혁신 실종, 주가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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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 데이' 혁신 실종, 주가 하락세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0.09.23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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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테슬라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자율주행기술 개발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장밋빛 전망으로 채웠다. 하지만 구체적인 결과물도, 기대 이상의 혁신도 빠져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 발표된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비용 절감’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배터리 셀의 구조를 바꾸고 생산 공정을 단순·효율화하겠다”며 “기가바이트 규모가 아니라 테라(기가의 1000배)바이트 규모의 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탭리스(Tabless) 형태로 셀 디자인을 변경해 에너지 밀도 개선 ▲건식전극 코팅기술을 통한 공정 단축 ▲저렴한 실리콘 음극제 채용 ▲니켈 함유량이 높고 코발트 함유량 낮춘 양극재 적용 확대 등을 통해 효율 높은 배터리를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이같은 기술이 모두 실현될 경우 주행거리는 54% 늘어나고 배터리 단가와 GWh 당 투자비는 각각 56%, 6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CEO는 이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전기차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3년 안에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테슬라는 전기차 출하량을 전년 대비 30~40% 늘리고, 완전 자율주행기술 ‘오토파일럿’의 베타버전을 한 달 안에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주들은 머스크 CEO의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박수 대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하지만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았던 탓인지 시장의 반응은 현장과 달리 미지근한 편이다. 기대했던 ‘전고체 배터리’나 ‘100만 마일 배터리’, ‘배터리 자체 생산(내재화)’ 등 획기적인 계획이나 구체적인 성과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21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449.39달러까지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22일 5.6% 하락한 424.2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배터리 데이 발표가 끝난 뒤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간외 거래 주가가 6%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전기차 관련업체들도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업체인 만큼 국내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 전날 LG화학 등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내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만약 중국 CATL과의 협업이나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이 발표됐다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대보다 평이했던 테슬라의 발표 내용에 대한 실망감이 국내 전기차 관련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 주가는 전일 대비 1~3%가량 하락했다. 23일 오전 11시 현재 LG화학은 61만8000원(-3.29%), SK이노베이션은 14만8500원(-1.66%), 삼성SDI은 43만5500원(-2.46%)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전기차 관련주들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의 실망감과 달리 이번 배터리 데이가 국내 배터리산업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배터리 직접 생산과 셀 단가 절감 계획을 놓고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의 역할 축소와 배터리 시장 잠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시각”이라며 “오히려 글로벌 완성차 시장 내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트리거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에 따른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의 실적 성장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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