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하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 / 사진=콘텐츠산업포럼 영상 캡처

만화·오디오북 업계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서 환경, 독자 니즈에 부합하려는 실험정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0 콘텐츠산업포럼 네 번째 순서로 ‘변화하는 생태계, 움직이는 IP’ 이야기 포럼이 21일 진행됐다. 콘텐츠산업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인하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 이화진 오렌지디 팀장, 이화진 윌라 팀장이 연사로 나서 ‘웹툰’ ‘웹소설’ ‘오디오북’ 시장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박인하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은 만화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산업 생태계의 변화’라는 주제로 서두를 열었다.

박 부회장은 “출판만화 시대에는 만화방에서 만화를 봤다면, 지금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접할 기회가 확대됐다”며 “이와 함께 만화의 스토리텔링 구조도 플랫폼에 맞춰 변화했다”고 말했다.

과거 만화는 가로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미국, 일본의 만화 형식이 주류였다. 그러나 현재는 모바일 사용자 경험에 적합한 세로 스크롤 독서법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디스플레이 환경이 변하면서 만화가도 연출, 서사 등을 바꿨다”며 “앞으로 AR, VR 기반 모바일 콘텐츠가 활성화되면, 만화 스토리텔링 구조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화진 오렌지디 팀장. /  / 사진=콘텐츠산업포럼 영상 캡처

웹툰, 웹소설을 유통하는 리디북스 자회사 오렌지디는 ‘생태계 변화에 따른 오리지널 IP의 중요성과 IP 확장’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화진 오렌지디 팀장은 “2000년대까지는 원소스 멀티 유스(OSMU)에 중점을 둔 콘텐츠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트랜스미디어 콘텐츠가 핵심”이라며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동일한 세계관에서 결합하는 전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OCN 드라마 ‘오리지널 씬’을 예시로 들었다. 오리지널 씬은 여러 OCN 드라마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실험적인 자세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향후 웹툰, 웹소설 시장에 대해 “사회적 이슈를 건드리는 자극적 내용, 짧지만 임팩트 강한 이야기가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리디북스 등 플랫폼에서는 ‘집착’ ‘복수’ ‘성장’ ‘재회’ 등을 다룬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 팀장은 이 같은 키워드들을 활용한 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성공사례에 주목했다.

이화진 윌라 부장. / 사진=콘텐츠산업포럼 영상 캡처

이화진 윌라 부장은 오디오북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이 부장은 “1980년대에는 라디오, 2000년대에는 발췌 요약형 오디오북이 귀로 듣는 콘텐츠의 중심이었다”며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제작된 오디오북이 유행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오디오북 시장은 지난 3년 간 매년 150% 이상 성장했다. 이 부장은 음악보다 장시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 니즈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스·SNS와 같은 짧은 콘텐츠 일상화로 장편 텍스트가 소외되고, 오디오북이 관심을 받게 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앞으로 출판시장에서 텍스트보다는 오디오북 제작을 염두에 둔 작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내 독서량 감소 타개책으로 오디오북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앞으로 3년 안에 오디오북은 출판사의 또다른 매출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