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배달 유니온 참여 앱 / 사진=서울특별시

제로배달앱이 주문배달앱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이코리아>가 해당 앱들을 살펴보니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것은 장점이지만, 아직 메뉴 구성이 미흡해 외식업체들의 호응이 시급해 보였다.

서울시와 민간 사업자들이 협력한 주문배달 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은 16일 출범했다. 이름처럼 다수의 사업자가 참여했고, 이날 7개 앱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밖에 9개 앱도 오는 11월 오픈을 목표로 준비하고있다.

이번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앱은 외식 4종(띵동, 먹깨비, 부르심ZERO, 서울애배달), 마트 2종(맘마먹자, 로마켓), 전통시장 1종(놀러와요 시장)으로 세분화된다.

제로배달앱의 특징은 결제 시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액면가보다 최대 1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울시 자치구 발행 상품권이다.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저렴한 중개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재로배달앱은 외식업체들로부터 0~2% 수수료만 받는다. 제로배달 불참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은 서버 이용료 또는 5~15% 수수료를 걷고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 가맹점 혜택 / 사진=서울특별시

이처럼 제로배달앱은 소비자·외식업체들의 비용을 줄여 주는 이점이 있다. 반면 메뉴 구성, 유저 편의 등 서비스 면면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외식’ 분야 제로배달앱 4종은 ‘bbq’ ‘굽네치킨’ ‘피자헤븐’ ‘빅스타피자’ 등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 및 개인 브랜드들이 관심을 갖고 입점해 있었다. 그러나 불참앱 대비 수가 적은 게 흠이었다. 기자의 거주지에서 요기요로 피자 메뉴를 검색하면 200여 개 업체가 나타났지만, 먹깨비와 서울애배달에서는 각각 8개, 3개에 불과했다.

제로배달 유니온 앱에는 입점업체가 불참앱 대비 적다. 주문 전까지 배달 소요시간도 알 수 없다. / 사진=서울애배달 인앱 화면 캡처

또 외식 제로배달앱들은 먹깨비 외에는 위치정보를 활용하지 않아, 배달 주소를 수기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주문 전엔 ‘배달 소요시간’을 알 수 없는 점도 불편했다.

‘마트’와 ‘전통시장’ 제로배달앱의 경우, 소비자 기호에 따라 B마트·요기요 등 불참앱보다 낫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다. 로마켓은 동네 마트를 중개해주고 있어, 평소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품질을 신뢰했던 마트라면 소비에 참고할 수 있기 때문.

사진=로마켓 인앱 화면 캡처

다만 마트·전통시장 제로배달앱 역시 입점업체가 적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놀러와요 시장에 입점한 시장은 강동구·강서구 일대에는 몰려 있지만, 강남구·구로구·관악구 등 대부분의 자치구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다.

종합해보면, 기자에게 제로배달앱은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불참앱들의 프로모션 할인 행사에 휘둘리지 않고, 상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덕분이다. 단, 서울사랑상품권이 주기적으로 발행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잃을 것 같다.

현 상황에서 제로배달앱의 성패에는 외식업체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지난달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외식 배달 음식점의 92.8%가 ‘배달의 민족’에 입점해 있다. 이들은 평균 1.4개 앱만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1, 2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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