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상장을 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로비 전광판에 시세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상장을 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로비 전광판에 시세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상장 후 ‘따상’에 성공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카카오게임즈가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열풍으로 인한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향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6일 카카오게임즈는 오전 한때 6만95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일 대비 1.78% 하락한 6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성공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처럼 ‘따상상상’(3거래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해,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사흘째인 14일 7만380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9% 가량 내려앉은 카카오게임즈는 오늘까지 3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장 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23억원, 1283억원을 매도한 반면, 개인이 3686억원을 매수해 ‘상투’를 잡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공모주 열풍으로 주가에 낀 거품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PER(주가이익비율)은 약 337.55배로 게임업종 평균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형성돼있다. 

카카오게임즈와 매출 규모(지난해 기준 5388억원)가 비슷한 펄어비스(5359억원)의 PER(16.11배)과 비교하면 약 21배나 높은 셈이다. 비교적 매출 규모가 크고 PER도 높은 NC소프트(34.62배), 넷마블(75.51배), NHN(59.25배) 등과 비교해도 카카오게임즈의 PER은 ‘공모주 열풍’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게다가 펄어비스가 지난 3년동안 매년 1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817억원) 들어 처음으로 영업이익 500억원을 돌파했다. 게임 유통에 주력하는 기업인 만큼, 자체 개발작이 부족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13.2%)도 넥슨(50.1%), NC(33%) 등 탄탄한 IP(지적재산권)를 갖춘 게임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낮은 3~4만원대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 첫날 가장 높은 4만2000원을 제시했고, 대신증권(3만3000원), 메리츠증권(3만2000원)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를 제시했다.

다만 최근의 증시 랠리를 PER, PBR 등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가 향후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성공적으로 자체 개발작 비중을 늘릴 수 있는지 여부가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으로 유명한 게임 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설립한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는 등 개발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달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도 MMORPG 엘리온 등 10여종의 신작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검증된 글로벌 퍼블리싱 능력에 더해 자체 개발력을 성공적으로 입증한다면 카카오게임즈 주가에도 파란불이 켜질 수 있다. 향후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통해 비축한 자금을 어떻게 투자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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