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들이 던전앤파이터 ‘슈퍼계정’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린 한국서버 유저들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중국서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지만 물증을 찾지 못해 의혹에 그치고 있기 때문. 던전앤파이터는 네오플이 개발하고 국내에서는 넥슨, 중국의 경우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PC 온라인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 ‘슈퍼계정’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최근 던전앤파이터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궁댕이맨단’이라는 계정이 수상하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일반 유저라면 하나 갖추기도 힘든 희귀 아이템을 단시간에 대량으로 확보했다는 것. 이에 ‘직원이 지위를 악용해 해당 아이템들을 생성해 사용했다’는 가설이 세워졌다.

이 가설은 네오플의 조사 결과 사실로 판명됐다. 강정호 던전앤파이터 디렉터는 10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궁댕이맨단 계정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네오플 직원임이 확인됐다”며 “캐릭터 창고 조작, 타 계정으로 아이템 유출 등 부정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확인된 해당 직원이 생성한 아이템은 아래 사진과 같다.

네오플 직원이 생성해 유용한 아이템 목록. 이 아이템들의 가치는 유저들이 환산한 결과에 따르면 현금 5000만 원 상당에 달한다. / 사진=던전앤파이터 공식홈페이지

게임사 관계자가 슈퍼계정(운영진이 만든 계정)에 아이템을 생성해 써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문제는 해당 직원이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일반 유저들 사이에서 아이템을 사용해 게임 밸런스를 뒤흔들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사 관계자는 밸런스를 시험할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는다.

네오플 직원의 선 넘는 행동에 유저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유저들은 해당 직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정호 디렉터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최고 수준의 징계는 물론, 배임, 업무 방해에 따른 민형사상 고소,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던전앤파이터 슈퍼계정 사건과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네오플 직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사진=네이버 던파카페

이 사건은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 의해 중국 네티즌들에게도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에서 던전앤파이터 인기가 가장 높은 국가다.

중국서버 유저들은 현지 UCC 플랫폼 ‘비리비리’에 게재된 관련 영상에 댓글로 “(한국서버 유저는) 인터넷 명탐정”이라고 극찬했다. 중국서버에서도 운영자가 아이템을 만들어 유용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파헤치다니, 인터넷 명탐정이다" / 사진=중국 UCC 플랫폼 '비리비리' 채널 '西巴星人蔡徐俊'(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디레루베 중국던파') 영상에 달린 댓글.

중국 유저들은 이밖에 “한국서버 사건은 중국서버와 비교하면 청렴한 수준” “운영자가 +15 강화 아이템을 만든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중국서버 운영자는 바다가 보이는 집도 사겠다” 등 의견을 보였다. 

이처럼 네오플 관계자가 연루된 사건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개발사 네오플 및 모회사이자 퍼블리셔인 넥슨은 재발 방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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