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복고’ 열풍이 국내 게임 시장으로도 이어지며 레트로풍 게임들이 국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월 20일 현재 구글 스토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는 레트로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들이 높은 순위에 올라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코리아>는 레트로 IP 게임의 무엇이 게이머들을 열광케 하고, 이 현상이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 레트로 게임 열풍

'바람의 나라: 연' (사진=넥슨)
'바람의 나라: 연' (사진=넥슨)

현재 복고 열풍의 중심에 있는 게임은 단연 ‘바람의나라: 연’이다. 지난 7월 넥슨이 출시한 이 게임은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 IP를 기반으로 재구성됐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살리기 위해 원작 리소스와 콘텐츠를 활용해 맵 구조, NPC, 아이템 등을 리마스터링 했다. 

특히 도트풍의 그래픽을 차용해, 90년대 게임을 연상시켜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 자극에 성공했다. 화려한 그래픽에 익숙한 저연령층에게는 투박한 도트 그래픽이 신선한 재미로 다가와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직후 1위를 차지하고,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넥슨 대표 IP의 저력을 입증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사진=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사진=넥슨)

3040보다 더 젊은 2030의 추억을 자극해 흥행에 성공한 게임도 있다. 바로 지난 5월 넥슨이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다.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IP 기반의 해당 게임은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추억을 자극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직관적인 레이싱 게임으로,원작의 ‘이지투런 하드투마스터(Easy to learn, Hard to master)’ 체계를 가져와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존 PC 버전에서는 즐길 수 없던 ‘이어달리기’ 모드를 추가하고, 추억의 ‘플래그전’을 부활시켜 재미요소를 더했다. 최근에는 유명 스트리머들과 네임드 유저들로 구성된 팀끼리 경쟁하는 이벤트 대회 ‘스타컵’을 개최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부문 캡처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부문 캡처


◇ 레트로 열풍이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

원작을 기반으로 스토리와 디자인을 재구성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처음부터 개발해야 하는 신규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든다. 원작이 흥행에 성공한 경우라면, 과거 해당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모객도 가능하다.

이에 많은 게임을 흥행시킨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형기업은 이런 열풍에 힘입어 레트로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아이온2’를,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새롭게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은 이런 레트로 열풍이 반갑지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따라잡을 만큼의 기술, 자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3D 그래픽이 대중화된 지금, 도트 관련 디자이너 수급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 중소 규모 게임사에겐 난관될 수 있어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레트로 IP 모바일 게임의 공통적인 특징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1세대 PC게임을 모바일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과거 유행했던 게임의 그래픽의 감성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현재에 맞게 재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흥행이 보장된 IP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이 가능할 수 있지만, 신규 및 중소 회사들의 시장진출에는 큰 난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레트로 IP가 신규 IP 창작을 저해하는 구조를 방지하는 제도, 또는 레트로 IP를 통한 수익을 신규 IP 창작에 투자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물론 이 열풍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PC 게임에 비해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여러 게임사들이 앞다퉈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인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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