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는 지난 13일 자사가 개발한 모바일 SRPG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 서비스를 개시했다.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은 2017년 서비스 종료된 '히어로즈워'의 후속작이다. 컴투스는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이하 히어로즈워)을 지난 4월 태국 시장에 먼저 선보인 바 있다.

히어로즈워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감염체를 좀비로 만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Z-바이러스'가 세계를 뒤덮은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Z-바이러스는 난민촌을 중심으로 재차 확산된다. 이때 일부 인간은 감염돼도 신체 변화만 일어났지만, 이들은 '생존자 연합'으로부터 탄압 받다 '하츠 동맹'을 결성해 대립각을 세운다.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 세계관

이 같은 생동감 넘치는 히어로즈워 세계관은 컴투스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공식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좋다. 유저들은 “세계관이 탄탄하다” “연합과 하츠 중 어느 편이 옳은 건지 고민된다”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 등 의견을 보였다. 컴투스는 자사 대표 게임 ‘서머너즈워’의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게임의 깊이를 더했듯, 히어로즈워 세계관 구성에도 신경 쓴 듯 했다.

다만 히어로즈워 게임 내에서는 세계관에 관한 설명이 부실했던 것이 흠이었다. 최근 출시된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 ‘걸카페건’이나 ‘폴아웃 쉘터’는 일러스트라도 밝은 분위기다. 그러나 히어로즈워는 세계관에 충실히 묘사한 그래픽임에도 초반 몰입감이 떨어졌다. 주인공 에이미가 ‘훈련소’에 입소했다가, 1년 뒤 여기서 벗어나 ‘용병단’에 가입하는 과정이 개연성 없이 흐른다.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 초반 장면. 시네마틱 영상이 끝난 뒤, 에이미가 신입 용병으로 가입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 사진=김윤진 기자

기자가 느꼈던 게임 내 스토리 흐름에 대한 아쉬움은 ‘전투’에서 풀었다. 히어로즈워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전투 시스템이 도입됐다. 게임에서 유저에게는 턴마다 제한된 이동 거리가 주어진다. 유저는 이를 ‘랑그릿사’ ‘판타지워택틱스R’과 같은 타일맵 기반 SRPG의 ‘행동력’처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탱커를 앞세워 방어하다가, 체력이 떨어지면 후방으로 숨기고 턴을 넘기는 전략이 가능하다.

‘차별화된 전략 전투’는 제작진이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 컴투스가 게임 출시 전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한정호 기획자는 “SRPG지만 액션RPG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히어로즈워에는 턴과 관계 없이 조건만 만족하면 일반 스킬과 연계할 수 있는 ‘분노 스킬’도 있다. 이는 상대 스킬을 캔슬하는 데 사용해 전세 역전을 꾀할 수도 있는 독특한 스킬이다.

이에 히어로즈워는 ‘자동전투’를 지원하긴 하나 ‘수동 컨트롤’의 묘미가 살아있는 모습이다. 컴투스가 대표작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에서 추구하는 게임성과 궤를 같이 한다.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 전투 장면. 유저는 턴마다 캐릭터를 일정 거리만큼 움직일 수 있다. / 사진=김윤진 기자

비즈니스 모델도 커뮤니티에서 호평 받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히어로즈워에서는 캐릭터를 ‘뽑기’로 뽑지 않는다. 대신 캐릭터 능력 ‘용병·분노카드’를 뽑는다. 컴투스는 이마저도 ‘과금 유도’를 방지했다. 카드팩 개봉 전 어떤 카드가 나올지 미리 알 수 있는 ‘선별 뽑기’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저는 과금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카드를 획득하기 수월하다. 단, ’구독 패키지’ 등 과금 버튼과 팝업창이 지나치게 자주 보이는 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히어로즈워는 게임 운영 면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시 직후 히어로즈워 커뮤니티에서는 ‘한국과 태국 서버 운영 방침이 다르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당일 컴투스가 사과와 함께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긴 해명으로 진정성을 보이며 일단락됐다.

종합해보면 히어로즈워의 스토리는 공식 커뮤니티 내 소개글을 보지 않고서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색다른 전투 시스템에서 만족스러웠다. 컴투스 서머너즈워에서 ‘왼오보’ ‘오왼보’ 반자동 전투에서 즐거움 느꼈던 유저들, 기타 SRPG나 AOS 장르 팬들이라면 히어로즈워도 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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