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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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대구 신천지 교회와 닮은 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교인 4066명 중 2000여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이중 319명이 확진자로 밝혀졌다. 더욱이 이 교회 전광훈 목사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광훈 목사는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원 이송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물의를 빚었다. 

전광훈 목사는 광복절 도심 집회에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한 혐의도 받는다. 전 목사는 “바이러스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었다. 나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바이러스 테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전광훈 목사의 경우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향후 2~3일이 제일 중요하다. 빨리 접촉자들 진단하고 노령자들이 많기 때문에 입원도 시켜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망가졌다. 연락 자체가 안 되는 사람이 많은데 현재 양성률이 16%라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것“이라며 "신천지 케이스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경찰력을 동원해서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한편, 전 목사를 포함한 교회 지도부와 대화 시도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전국에 확산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 때는 대규모 진단검사 인프라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초기에 검사 속도가 조금 지연되기는 했지만, 동일한 감염원이었기 때문에 일단 모두 자가격리시킨 후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동시다발로 급증하고 있다“며 ” 접촉자 파악이 쉽지 않은 데다 검사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이 많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경북 상주와 포항, 전북 군산과 전주 등지에서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랑제일교회는 왜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나왔을까. 이 교회보다 신도 수가 훨씬 많은 수도권 대형 교회에서는 확진자가 한 자리 수에 그친데 비하면 사랑제일교회는 감염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예를 들어 신도 수 56만명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확진자가 3명 발생하는데 그쳤다. 사랑제일교회는 그보다 약 1백배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실내 예배를 하면서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전광훈 목사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예배를 진행했다. 특히 큰소리로 찬송을 부르는 등 예배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비말 전파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 발 코로나19 확산세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급기야 문 대통령까지 나서 교회 발 집단 감염 사태를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부 교회에 대한 확진자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들에 의한 2차, 3차 감염의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 당분간 큰 규모의 신규확진자 발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신천지 이후 맞이한 우리 방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대고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집단 감염 이후에도 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큰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격리조치가 필요한 사람들 다수가 (어제) 거리 집회에 참여까지 함으로써 전국에서 온 집회 참석자들에게 코로나가 전파되었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으로 국민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대단히 비상식적 행태”라며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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